SDI 배터리, 우측 코너 눌림현상으로 발화… ATL배터리, 비정상적인 융착돌기가 문제

두 제품 發火원인 차이점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2일 갤럭시 노트7 1차 리콜 선언 때도 배터리 자체 결함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당시 배터리 공급 업체는 삼성SDI였다. 이후 삼성전자는 중국 ATL로 배터리 공급 업체를 바꾼 뒤 그해 10월 1일 재출시에 나섰으나 또다시 제품 발화가 발생, 열흘 뒤인 10월 11일 갤럭시 노트7 단종이라는 초강수를 던지게 됐다. 2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같은 배터리 자체 결함이지만 삼성SDI와 중국 ATL의 배터리 결함 원인은 조금 차이가 있다. 해외 안전전문기관들은 배터리를 제외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에서는 발화와 관련 있는 요인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 기관은 삼성SDI 배터리의 경우 오른쪽 코너 부분에서 눌림 현상이 내부 단락(합선)을 발생시킨 것으로 파악했다. 중국 ATL의 경우 비정상 융착돌기가 문제가 됐다. 갤럭시 노트7에 사용된 리튬 이온 배터리는 ‘파우치’형으로 파우치 팩이 리튬전지를 말게 돼 있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펼친 상태의 전지를 말다 보니 양극(+)과 음극(-)이 가까이 붙을 수 있어 눌림 현상이나 융착돌기로 인한 단락에 취약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의 경우 3500mAh라는 대용량을 맞추려 애쓰다 배터리 크기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ATL은 1차 리콜 후 갤럭시 노트7 재출시까지 시간이 촉박해 검수 과정이 원활치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배터리 용량이 훨씬 높아졌으나 검수 시간이 촉박했다는 의미다.

한편 삼성SDI는 지난해 9월 2일 갤럭시 노트7 리콜 발표 이후 천안사업장에 비상상황실을 꾸리고, 역대 최대 규모인 임직원 100여 명을 투입해 개발과 제조·기술, 품질·검증 등에 걸쳐 모두 200여 개의 문제점(사고원인 및 품질 강화 관련)을 도출하고 개선해 왔다고 밝혔다. 삼성 SDI는 엑스레이 전수검사 등 ‘무결점’ 시스템을 도입하는 노력 등에 힘입어 올 1분기 들어서는 배터리 공급량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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