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쏟아부어 일자리 창출”
무책임한 포퓰리즘만 남발
反기업 규제강화 한목소리

도널드 트럼프 신임 미국 대통령은 국정 최우선 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내걸면서 실천 방안으로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있지만, 국내 대권 주자들은 성장 담론은 빠진 채 표(票)만을 의식해 국민 세금인 예산 투입으로 대규모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포퓰리즘’에 함몰돼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일자리 확충을 위해 감세·규제 완화 등 기업 친화적인 방안을 강조한 반면, 국내 대권 주자들은 ‘좌 클릭’ 경쟁을 벌이며 법인세 인상 등 증세와 기업분할명령제 등 반(反)기업적 규제 강화에만 나서고 있다.

2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6대 국정기조’를 통해 앞으로 10년간 2500만 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히면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 예산을 사용하겠다는 정책은 단 한 가지도 내놓지 않았다. 대신 트럼프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각종 정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법인세 인하·소득세 감세 등을 포함한 ‘성장 친화적인 세제 개혁(pro-growth tax reform)’ ‘일자리 없애는 규제 폐지’ 등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내 대권 주자들은 새로운 성장 전략에 대한 고민은 내놓지 않은 채 만만한 ‘나라 곳간(예산)’을 헐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무책임한 방안만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규모 공공 부문 일자리 창출(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기본소득제 도입(박원순 서울시장·이재명 성남시장), 모병제(募兵制) 도입(남경필 경기지사), 아동수당 도입(문 전 대표) 등의 공약이 대표적이다.

대권 주자들의 무분별한 ‘나라 곳간 허물기’ 공약에 대한 재정 당국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재정을 총괄하는 기재부 예산실 관계자는 “국가채무가 급증하고, 재정 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하는 상황에서 국민 세금인 예산으로 일자리 공약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대권 주자는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해동·박준우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