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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양호 조달청장

“허위 생산 ‘무늬만 제조업체’
정부3.0 망 통해 걸러낼 것”

“공공 조달시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건실한 기업의 수주 기회를 빼앗는 반칙과 편법 행위를 뿌리뽑겠습니다.”

정양호(사진) 조달청장이 34만 개 기업이 연간 52조 원 규모의 물품을 공급하는 공공조달시장에서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불공정 조달행위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조달 시장 생태계의 건강한 성장을 가로막는 일부 악성 조달업체에 대해 새로 신설된 ‘조사권’과 ‘정부 3.0 기관 간 연계 온라인 감시망’을 무기로 고강도 퇴출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정 청장은 지난 20일 문화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고품질의 조달물자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공급하는 조달청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면서도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것을 올해 주요 과제로 삼았다”고 말했다. 특히 “조달 질서를 어지럽히는 불공정 행위를 근절해 깨끗한 조달시장을 만들겠다”며 단호한 의지를 강조했다.

그동안 조달시장에선 정부의 중소기업 제품 구매 지원 정책을 악용해 허위 직접 생산을 일삼는 ‘무늬만 제조업체’, 원산지를 속이고 포장만 바꿔 파는 ‘포대갈이 업체’, 가격 부풀리기로 폭리를 취하는 악덕 기업 등이 상당수 기승을 부린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 청장은 “악성 좀비기업에 조달청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던 조사권 부여 문제가 지난 연말 조달사업법 개정으로 해결됐다”며 “종전에는 불공정 행위 의심업체가 조사를 거부해도 마땅한 이행수단이 없었지만 이제는 제대로 된 조사권 행사로 정확한 정책 사후관리와 점검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조사 전담조직도 신설됐다. 정 청장은 “공정조달관리과, 조달가격조사과 등 2개 과를 2월 중 신설하고 인력도 17명으로 확충한다”고 말했다. ‘무늬만 제조업체’를 걸러내기 위해 정부 기관 간 온라인 감시시스템도 구축한다. 한국전력, 고용정보원 등과 연계해 해당 사업장의 전기사용량, 고용인원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정부 3.0 기반의 시스템을 통해 공장 가동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정 청장은 “조사권 신설을 출발점으로 해 다른 보완대책과 함께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며 “불공정 행위는 반드시 처벌이 뒤따른다는 인식을 강하게 전파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해 업무 구상과 관련,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춰 조달시장에 신규 기업을 많이 받아들이고 기존 우수 조달기업은 해외시장에 진출시키는 조달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정착을 올해 큰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드론 등 첨단기술 제품의 시장 진출 물꼬를 터주기 위해 개발단계의 제품을 공공기관이 선구매해 주는 ‘공공 혁신조달’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전=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