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에 대한 야당(野黨) 일각의 비난이 도(度)를 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9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이 삼성공화국임을 인정해준 셈”이라고 매도했고, 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법이 정의를 외면하고 또 다시 재벌 권력의 힘 앞에 굴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방송에 출연해 “사법부를 향해 침이라도 뱉고 욕설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사법부가 완전히 미쳤다” 운운의 듣기조차 민망한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물론 재판 결과에 대해 누구나 찬·반 견해를 자유롭게 밝힐 수 있다. 부당성을 지적하며 유감을 나타낼 수도 있다. 영장재판에 대해서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법리적 근거 없는 감정 배설로 빗나가선 안 된다. “뇌물 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 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에 비춰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 부회장 영장을 기각한 조 판사의 판결은 법조계에서도 예상해온 대로라며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비난하는 것은 법치(法治) 부정(否定)이다. 법관에게 법리와 증거보다 자신들의 주장을 판단 기준으로 삼으라는 식이기 때문이다.

일부 시민의 인신공격도 야당 일각의 행태와 무관할 리 없다. 법원이 나서 “전혀 근거 없는 헛소문”이라고 해명했으나, 이들은 ‘조 판사가 앞으로 삼성그룹 법무실장으로 취업해 돈방석에 앉을 것’ ‘대학 시절부터 삼성 장학생이어서 배신할 수 없었고, 아들이 삼성 취업을 확약받았다’등 유언비어를 유포하며 ‘파면 촉구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법치 부정에 앞장서고 선동하면서 정치 지도자를 자처할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