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수준의 사고력밖에 없는 지적장애인들을 속이거나 협박해 노동력을 착취한 파렴치범들이 경찰에 붙잡힌 적이 있다. 오랜 기간 정미소에서 노동 착취를 당하거나 축사에서 수십 년간 노예생활을 하다 발견된 적도 있다. 그동안 이들에 대한 사회처우 개선과 의식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지만 장애인들에 대한 부당한 노동력 착취 논란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노동착취, 장애수당 편취사건 등 수많은 유형의 장애인 중 유독 지적장애인이 이러한 사건의 표적이 되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도덕적·윤리적 해이 탓으로 보고 있다. 지적장애인이 비장애인에 비해 인지능력이 낮다 보니 ‘범죄를 저질러도 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가진 일부 사람이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하나같은 목소리다.

특히 가족이 없는 지적장애인의 경우 범죄의 대상이 되기 더 쉽다. 더구나 숙식을 해결할 곳이 마땅치 않다 보니 범죄자들의 꼬임에 쉽게 넘어가게 된다. 이렇듯 가족이 없거나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채 지내기 때문이다. 위기상황의 지적장애인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으면 제2, 3의 지적장애인 범죄 사건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지적장애인을 돌볼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이재복·고흥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