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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득표 기준 75% 미달
배그웰, 86% 지지 1위 가입
레인스·로드리게스도 입성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이 올해도 금지 약물을 복용한 의혹을 받은 배리 본즈(53·왼쪽 사진)와 로저 클레멘스(55·오른쪽)를 외면했다.

19일 오전(한국시간) 발표된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2017년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본즈는 238표를 받아 득표율 53.8%에 그쳤다. 클레멘스는 본즈보다 1표를 더 받아 득표율 54.1%였다. 명예의 전당 입성 기준인 75%에는 아직 20%포인트 이상 부족하다.

본즈는 7번의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수상, 통산 최다 홈런(762개), 단일 시즌 최다 홈런(73개) 등에 빛나는 강타자다. 통산 타율이 0.298이고, 도루 역시 514개 챙긴 ‘호타준족’의 대명사였다. 올스타에도 14번이나 선정됐다. 성적만으로는 2013년 첫 투표에서 곧바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어야 한다.

하지만 금지 약물 복용 의혹 때문에 명예의 전당 문턱을 5년째 넘지 못하고 있다.

‘로켓맨’ 클레멘스 역시 약물 복용 때문에 외면을 받아 왔다. 클레멘스는 통산 354승, 평균 자책점 3.12, 탈삼진 4672개를 거둔 강속구 투수였다. 사이영상을 7차례나 수상하며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당대의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다.

2013년 첫 투표에서 본즈와 클레멘스는 30%대 득표율에 그쳤고, 2015년에 40%대로 올라섰다. 본즈는 2016년 44.3%, 클레멘스는 45.2% 득표했다.

이들의 득표율이 점차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남은 다섯 번의 기회에서 득표율 75%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득표율이 5%를 넘으면 명예의 전당 후보 자격은 최대 10년 동안 유지된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까지 약물 사용이 만연했던 이른바 ‘약물의 시대’에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를 맡았던 버드 셀리그가 지난해 12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면서 약물 사용 의혹을 받은 선수에 대한 시선을 관대하게 만들고 있다. 약물의 도움을 받았기는 하지만 본즈와 클레멘스가 올린 성적이 뛰어나 끝까지 외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본즈와 클레멘스의 올해 득표율이 60%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실제 득표가 이에 미치지 못한 것에서 부정적 시선은 확인된다.

금지 약물을 복용하더라도 명예를 얻는다면 약물에 손을 대지 않은 선수가 피해를 보게 된다.

워싱턴 포스트는 “약물 복용 이전에 선수 생활을 끝냈다면 본즈는 이미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USA 투데이는 성적만 놓고 보면 약물 복용으로 영구 퇴출된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46)도 명예의 전당 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올해 투표에서는 제프 배그웰(49)이 86% 득표율로 1위로, 팀 레인스(58)와 이반 로드리게스(46)가 명예의 전당에 각각 입성했다.

헌액식은 오는 7월 명예의 전당이 있는 뉴욕주 쿠퍼스타운에서 열린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