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뺄셈 서툴러도 “넌 1등” 칭찬… ‘슈퍼맨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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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賞 김기범 군

저에게는 은혜를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영원히 잊지 못할 선생님이 계십니다. 바로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이셨던 류동일 선생님입니다.

‘슈퍼맨’이라는 별명을 갖고 계신 선생님은 언제 어디서든 친구들이 곤경에 빠지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면 슈퍼맨처럼 달려오셔서 도와주시고 문제를 해결해 주시곤 하셨습니다.

학기 초에는 소심한 성격과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화장실에 자주 드나들고 눈도 깜빡거리는 틱 장애가 있었는데 선생님께서는 항상 내가 무슨 일을 하든지 “잘한다, 잘한다”하시고 칭찬과 격려를 해 주시니, 선생님이 너무 좋아지고 공부에 조금씩 흥미도 더해졌습니다. 더하기 빼기도 서툴고 받아쓰기도 제대로 못 하던 제가 반에서 유일하게 수학을 100점 맞았을 때 큰 소리로 아이들에게 ‘김기범 1등’이라고 외쳐 주셨습니다.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으로 느낄 수 있었고 저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덤으로 심어 주셨습니다.

전에는 수줍어하고 소심하고 말도 잘 안 하던 아이였는데 언제부터인가 집에 돌아가기만 하면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게 됐고 엄마는 흐뭇하게 듣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 인터넷 검색창에 ‘류동일’이라고 쳐봐요, 우리 선생님은 유명한 동요 작곡가여서 TV에도 나오고 검색창에도 뜨고, 오늘 음악 시간에 우리 반 친구들이 각자 가사를 썼는데 한 명씩 모두 악보를 그려 주셔서 한 명씩 노래를 만들어서 불렀어요.”

저는 점점 수다쟁이가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만들어진 노래 중창단이 선생님의 사랑과 보살핌 아래 똘똘 뭉쳐 매년 스승의 날이 되면 선생님 앞에서 재롱도 피우고 노래도 부릅니다. 커다란 편지지에 한 명 한 명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 드리면 선생님께서는 항상 감동을 받으시곤 하셨지요.

며칠 전 엄마가 권해 주셔서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거기에 나오는 주인공인 키팅 선생님을 보면 왜 자꾸 선생님이 떠오르는 걸까요? 저는 아직 장래 희망을 정하지는 못했지만 선생님의 사랑을 가슴에 담아 두었다가 저도 멋지고 훌륭한 선생님이 되면 어떨까 상상해봅니다. 수줍어하고 소심해서 누가 조금만 뭐라 해도 주눅이 들었던 꼬맹이가 지금은 의젓한 중학생이 됐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해 작년에는 반에서 1등도 하고 지금은 우리 반을 대표하는 회장이 되어 솔선수범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선생님은 저에게 있어서 너무 소중하신 분이고 아름다우신 멘토이십니다.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