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주석을 비판하거나 풍자했다가 당국으로부터 화를 당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

허베이(河北)성 스자좡(石家莊)시는 실명으로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잘못된’ 글을 올린 쭤춘허(左春和) 문화광전신문출판국 부국장을 면직 처분했다고 중국 반관영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가 17일 보도했다. 시 당국은 쭤 부국장의 발언이 엄중하게 정치기율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돼 그를 부국장 직무에서 해제하고 행정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웨이보에 마오쩌둥이 “8년 항전(중일전쟁 1937∼1945년)을 거친 뒤 뚱뚱하게 변했다”고 조롱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공산당원이 아닌 쭤 부국장은 정치학, 문화학을 전공한 학자 출신으로 소셜미디어와 언론매체를 통해 다양한 평론을 발표해온 논객이었다. 2007년엔 중국 문화부에 의해 인터넷문화 분야의 10대 풍운아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가 겸직하고 있던 허베이성 인민대표, 스자좡시 인민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직에서도 해직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웨이보 계정은 이미 삭제돼 찾을 수 없다.

쭤 부국장의 필화사건에 앞서 덩샹차오(鄧相超·61) 산둥(山東)건축대 예술학원 부원장이 “마오쩌둥이 유일하게 제대로 한 일은 죽은 것”이라고 비판했다가 해직되기도 했다. 그는 마오쩌둥 탄생 123주년을 앞두고 웨이보에 “마오쩌둥이 (국공내전과 한국전 발발 전인) 1945년 죽었다면 전사자가 60만 명 줄었을 것이고, (대약진 운동 전인) 1958년 죽었다면 3000만 명이 덜 굶어 죽었을 것이며, (문화대혁명 전인) 1966년 죽었다면 싸우다 죽는 이가 2000만 명 줄었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덩 교수에 대한 지지를 표했던 허난(河南)성 뤄허방송의 류융(劉勇) 프로듀서가 해직되기도 했다. 2015년에는 CCTV의 유명 사회자인 비푸젠(畢福劍·56)이 사석에서 경극을 노래하며 문화대혁명 시절을 풍자하고 마오 주석에 대해 비판하는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된 뒤 중징계를 받았으며 이후 TV에 출연하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기업가는 문화일보에 “지난 연말 친한 기업인들끼리 모인 식사 자리에서 한 사람이 마오쩌둥 비판 발언을 했다가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공안 당국의 조사를 받는 일이 벌어졌고 그 기업은 당국으로부터 각종 조사를 받아 큰 손실을 보고 처벌까지 받게 됐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