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책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北核해결 위해 지옥도 가야
潘, 선거법상 대선출마 안돼”

潘, 특권층 매도에 즉각반박
“6·25때 땅바닥에 앉아 공부
한국변혁 내가 더 많이 경험”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간의 신경전이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 두 사람의 치고받기는 ‘핑퐁 게임’을 연상케 한다.

문 전 대표는 17일 출간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부제 : 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반 전 총장과의 경쟁에서 외교 분야는 약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반 전 총장이야말로 너무 친미적이어서 미국의 요구를 절대 거부할 줄 모르니까 외교적인 면에 약점이 있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자격 시비에 대해 “공직선거법을 엄격히 해석하면 대한민국에서 공무로 파견돼 해외에 체류한 것이 아니니 (출마) 자격이 없는 것이 맞다”라면서도 “국민정서 면으로 보자면 완전히 개인적인 일로 뉴욕에 10년을 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유엔 사무총장 직무수행이 국가의 자랑스러운 일이었다는 점에서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에 대해 “제가 더 오래 살았으니까 한국의 그 많은 변혁을 더 많이 겪었다”며 “어려운 일을 제가 훨씬 더 많이 경험하고, 그 사람들을 위해 더 노력했다”고 반박했다. 또 문 전 대표가 자신을 특권층으로 몰아세운 것을 겨냥해 “아주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6·25전쟁 때 진짜 땅바닥에 앉아 공부했다”며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고 외교관이 됐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담집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했다. 그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해 말 바꾸기 논란이 이는 것에 대해 “말을 바꾸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저는 ‘사드를 강행하겠다, 취소하겠다’ 이런 특정 입장을 갖고 다음 정부로 미루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 정부에서 (사드의 효용성과 배치 시 실익에 대한) 공론화와 외교적 노력을 책임 있게 하고 가부를 판단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옥이라도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군복무기간을 1년으로 단축하는 게 가능하다는 뜻을 밝힌 문 전 대표는 “지금은 사병의 노동력을 거의 공짜나 다름없이 사용하고 있는데 정당한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다른 대선주자에게 후보직을 양보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지금 제가 열심히 하고 있는 이유는 제가 가장 앞서가고 있고, 가장 준비돼 있고,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가장 나은 입장이라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누군가 저보다 더 지지를 받고 정권교체에 더 나은 사람이 나타나면, 그리고 그런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고 합의되면 언제든 양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남석·김다영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