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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금융권 등서 주장

특검 “합병 찬성해 주주피해”

특별검사팀이 16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위증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한 가운데, 국민연금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찬성(2015년 7월) 배경을 둘러싸고 특검 측과 국민연금 및 금융권 측 간 입장이 크게 엇갈려 다시 한 번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반대했다면 삼성물산 주주에게 더 유리한 조건으로 합병안이 나왔을 것 △국민연금이 자문사 반대 의견에도 합병에 찬성한 배경 △자체 분석한 적정 합병비율과 다른데도 찬성한 이유 등을 놓고 양측은 정반대의 시각을 보인다.

17일 국민연금·금융권 등의 주장과 문 전 장관 공소장 등을 종합하면, 특검 측은 국민연금이 두 회사의 합병에 반대했다면 국민연금에 더 유리한 조건으로 다시 합병을 추진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민연금 측은 그러나 “합병 전 삼성물산은 건설과 상사 부문이 모두 성장 한계에 부딪히고, 수익이 저하돼 시간이 흐를수록 주가가 하락할 전망이었다”면서 “실제 삼성물산은 유가 하락에 따른 해외 사업의 대형 부실과 유전 등의 자산가치 하락으로 합병 후 2조6000억 원의 잠재손실을 반영했고, 산하 건설 부문은 2015년 3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총 8610억 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 증권 분석 전문가는 “2014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무산으로 두 회사의 주가가 대략 3분의 1로 줄었다”며 “합병이 무산됐다면 삼성물산도 이 정도로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또한 국민연금 측은 “자문사 의견은 각사 주주 입장만 고려한 것”이라면서 “당시 자문사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에 대해 서로 모순되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검 측은 자문사의 반대에도 무리하게 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 비율과 관련해서도 국민연금 측은 “법원도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삼성물산이 제시한 합병비율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법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반면 특검 측은 “국민연금이 삼성 측 합병비율로 하면 손해가 발생한다고 자체 분석했는데도 찬성한 것”이라고 봤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