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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등 강력비난 나서
“유럽인 운명은 우리 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유럽연합(EU) 회원국 추가 이탈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무용론 언급에 대해 유럽 지도자들이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그동안 강력한 우방이었던 미국과 유럽이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서로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앙겔라 메르켈(왼쪽 사진)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오른쪽)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의 발언에 일제히 반박하고 나섰다고 16일 로이터 통신과 도이치벨레,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영국 더 타임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을 높게 평가하면서 다른 회원국의 EU 추가 탈퇴를 예견했다. 또 나토가 시대에 뒤떨어졌으며 분담금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빌 잉글리시 뉴질랜드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 유럽인의 운명은 우리 손에 놓여 있다”며 “나는 EU 회원국이 강고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낙관적으로 함께 일해 나가는 것에 앞으로도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올랑드 대통령도 이날 제인 하틀리 주프랑스 미 대사 이임식에서 “EU는 외부 충고가 필요 없다”며 트럼프의 발언에 반박했다. 그는 “유럽은 언제나 범대서양적 협력을 추구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동맹에 헌신하지만, 전략적으로 자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WSJ와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와 건설적인 협력 의사가 있다”면서도 “국수주의적 경제 정책을 추구하고, 러시아의 위협을 간과하는 것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교장관은 “(트럼프 발언에 대한) 최선의 대응은 유럽의 결속”이라며 “유럽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은 통합하고 EU 안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교장관은 트럼프 발언이 놀라움과 불안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우려를 표시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