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현안에는 혈전 불가피
통상 문제에도 긴장감 흘러

“전략적 균형점 모색” 전망도

미국과 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끊임없이 대립하면서도 대화의 창구를 완전히 닫지는 않고 있다. 250여 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아직 미국의 군사력을 따라잡지는 못했어도 해군력과 공군력이 막강해 전면 충돌 시 양측 모두 치명적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는 6월 예정된 ‘미·중 전략·경제 대화(S&E D)’는 미·중 간 패권경쟁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하면 미·중 관계는 표면적으로 강 대 강 구도를 형성하면서 올해 상반기까지는 기선 제압을 위해 대화·협력보다는 갈등에 무게가 실리는 방향으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신임 대통령의 ‘힘을 통한 평화’ 전략과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중궈몽(中國夢)’과 ‘대국굴기(大國굴起)’ 속에서 미·중 관계가 나름대로 새로운 전략적 균형점을 찾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미·중 전략·경제 대화는 양국이 2009년부터 시행해온 고위급 연례 회담으로 전략트랙과 경제트랙으로 구분돼 진행된다. 올해 열리면 9번째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위안화 환율, 무역마찰, 사이버해킹 등 미·중 양자 문제와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북핵 및 한반도 문제, 기후변화 등 지역·글로벌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간 첨예하게 대립해온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서는 혈전이 불가피하다. 통상 문제에서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중국의 환율조작과 불공정무역이 미국의 일자리를 뺏어가고 제조업을 파괴한 주범이라고 비판해 왔다.

국립외교원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아시아 정책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신 행정부는 중상주의적 경향을 보이면서 상당히 강경한 무역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초기에 격렬한 외교적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양국은 상호 경제 의존도가 높아 파국으로 치닫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직선적 화법을 구사하는 트럼프는 소모적 탐색전을 벌이지 않고 바로 협상의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다”며 “일정 부분 충돌에도 불구하고 조기에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