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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보수의 이념적 토대를 확립해 우리 시대의 대표적 경세가로 불려온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겸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이 지난 13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69세.

박 교수는 ‘대한민국 선진화’를 건국 및 산업화, 민주화에 이은 새로운 국가 비전으로 제시한 학자다. 그는 한국의 브루킹스 재단을 표방하며 2006년 한반도선진화재단을 설립해 초대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국내의 대표적인 정책 싱크탱크로 키워왔다.

박 교수는 1948년 서울 태생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미국 코넬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김영삼정부의 정책브레인으로 ‘세계화’ 비전을 제시하며 사법, 교육, 복지, 노동, 대기업 등 각 분야 개혁을 추진했다. 2004년 17대 총선 직전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으로 개혁공천을 주도하며 비례대표로 현실정치에 발을 담았고 여의도연구소장과 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했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 문제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정면 충돌하며 의원직을 사퇴했다. 2012년 19대 총선 때는 중도보수 성향의 ‘국민생각’을 창당,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그는 2006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학문과 실천을 둘로 보지 않는다”면서 “학문에서 올바르다고 믿으면 실천해야 하는 것이고 실천을 통해 옳고 그름이 검증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서로 ‘이 나라에 국혼은 있는가’ ‘대한민국 국가전략’ ‘창조적 세계화론’ 등 10여 권이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 연세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실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17일 오전 7시에 열린다. 장지는 경기 안성시 도피안사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미경 씨와 아들 태정, 딸 선정 씨가 있다. 02-2227-7550

이미숙 기자 mus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