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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연속 신용등급 악화일로
2008년 금융위기때 보다 심각
파산기업도 100건 이상 늘어

금리상승·보호무역·대선 변수
기업들 어려움 더욱 커질 듯

지난해 신용등급(회사채) 하향기업이 37개로 상향기업(18개)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현상은 2013년 이후 4년간 굳어진 것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한계 기업, 파산 기업 수도 줄줄이 늘고 있는데 올해는 정치 리스크(위험)까지 더해져 기업들의 어려움은 점점 가중되고 있다.

16일 경제단체들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연간 단위로 신용등급 하향 기업이 상향 기업보다 더 많았던 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2008·2009년)와 최근(2013년 이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4년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신용도 위험(상하향 배율)도 높고 기간도 상대적으로 더 길다.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회사의 신용등급 추이를 종합하면 2013년 신용등급 상향 기업은 29개, 하향 기업은 41개였다. 또 2014년 신용등급 상향과 하향기업은 각각 20, 50개였다. 2015년 신용등급 상향기업은 11개, 하향기업은 무려 60개였다. 지난해 신용등급 상향과 하향기업은 각각 18개, 37개로 조사됐다.

2013년의 경우 신용등급 하향 기업이 상향 기업의 1.4배, 2014년은 2.5배, 2015년은 5.5배, 2016년은 2.1배였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신용등급 상향과 하향기업은 각각 23개, 33개였고 배율은 1.4배였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은 상승 기업의 2배 수준”이라며 “2015년보다는 개선됐으나 여전히 신용등급 하락하는 기업이 더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산업별로는 기간산업인 해운과 조선업, 기업별로는 한진그룹과 두산그룹 계열사의 신용도 하락이 두드러졌다. 한국신용평가 기준으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은 B+과 BB+에서 D로 각각 하락했다. 두산중공업은 A에서 A-로, 대한항공은 A-에서 BBB+로 떨어졌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키스밸류에 따르면 대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2014년 13.7%, 2015년 13.7%로 비슷한 수준인 반면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같은 기간 14.4%에서 15.0%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파산기업 역시 증가 추세다. 대법원에 따르면 파산기업 수는 2015년 11월 누적 기준으로 537건이지만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 659건으로 늘었다.

문제는 올해다. 수익성 부진,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상환 부담 증가, 보호무역주의 대두에 따른 무역 부진 등에 대통령선거를 비롯한 정치 이슈까지 합쳐져 기업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의 신용위험 지수(전망치)는 40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는 22에 불과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