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硏 ‘생활만족도’ 조사

중·저소득 노인은 큰 영향 받아
지역따라 복지시설 이용률 차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노인에게 제공하는 각종 복지서비스가 그들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까.”

중산층과 저소득층 노인에게는 이런 서비스가 삶의 만족도를 높여 주지만, 고소득층 노인에게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가 각종 복지 공약들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인 복지서비스에 대해 모든 계층에 제공하는 ‘보편적 복지’보다는 소득 등을 고려한 ‘선별적 복지’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다.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계간지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실린 ‘노인의 소득수준별 생활만족도 영향요인 비교연구’에 따르면, 2014년도 노인실태조사 자료 중 65~66세 노인 부부 가구를 대상으로 소득별 생활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고소득층은 중산층 및 저소득층과 달리 정부나 지자체가 제공하는 복지서비스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건강상태나 친구·이웃·지인의 왕래 및 연락 등은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노인의 생활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다.

각종 복지서비스 만족도는 소득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소득수준이 ‘중’ ‘하’인 집단은 각종 복지나 문화시설 또는 서비스 이용 여부, 노인복지기관 이용 여부 등이 생활만족도에 영향을 끼쳤다. 소득수준이 ‘상’인 집단은 이런 복지서비스나 문화시설 서비스 등이 생활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은 이런 복지서비스보다 건강상태, 형제·자매 왕래와 연락 등이 삶의 만족도와 관련이 깊었다. 연구팀은 “소득수준이 ‘중’ ‘하’인 집단에서는 공식적·비공식적 지지체계의 영향력이 크지만, 소득수준 ‘상’인 집단은 개인적 요인들의 영향력이 크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노인 여가복지시설이 거주지역별로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보건사회연구에 함께 게재된 ‘노인의 여가복지시설 이용의 저해요인’ 논문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의 노인 1060명을 거주지별로 조사한 결과, 대도시지역 거주 노인들은 △거리가 가까울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월 소득이 낮을수록 여가복지시설을 이용할 확률이 높았다. 도농 복합지역 거주 노인들은 △시설물이 편리할수록 △여성일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높았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