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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경제위기설’ 맞물려 탄력

SK이노, 중국공장 설립 보류
서산에 배터리 생산라인 증설

石化제품 中자급률 급증따라
印·동남아 등 수출시장 개척

한세실업, 베트남에 설비투자
섬유업도 생산시설 脫中 가속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성’으로 한국 기업 때리기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수출이나 현지 생산 면에서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 따른 위험(리스크)을 줄이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정부와는 별도로 개별 기업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으로, 특히 최근 불거지고 있는 중국발(發) 경제위기설(說)과 맞물리면서 ‘차이나 리스크 헤지(회피)’가 탄력을 받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달 초 발표한 올해 사업계획에서 충남 서산 공장에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사용되는 중대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증설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중국 인증을 위해 현지에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었으나 중국 사업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국내 공장 확대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LG화학과 삼성SDI 역시 중국 정부가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노골적으로 차별함에 따라 폴란드, 헝가리 등 유럽 지역 생산 설비를 확충하는 한편, 중국 내 생산 물량을 유럽 쪽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기차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지급 여부가 전기차 배터리 판매에 절대적 영향을 준다고 할 때 정부 입장이 중요하다”며 “중국 정부의 반한 분위기를 바꾸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 각종 석유화학 제품을 대량 판매하고 있는 관련 기업들도 수년 전부터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폴리에틸렌,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폴리염화비닐(PVC) 등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 자급률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중국 시장 비중을 줄이는 대신 인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신규 시장 개척에 애쓰고 있다. 반면 중국에는 염소화폴리염화비닐(CPVC·한화케미칼), 아크릴로리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LG화학)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수출을 늘리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체가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 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데 사드 배치 문제가 터지면서 이러한 흐름이 보다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섬유업계에선 상당수 기업이 ‘중국 탈출’을 완료한 상태다. 인건비 상승으로 수지 타산을 맞출 수 없게 되자 베트남, 방글라데시, 에티오피아 등 인건비가 저렴한 다양한 지역으로 생산 설비를 확충한 것이다. 한세실업은 대표적인 중국 내 사업체인 칭다오(靑島) 봉제공장을 폐쇄하고 현재는 베트남에 집중 설비 투자를 하고 있다. 현재는 판매법인과 소규모 아동복 제조업체만 남겨놓고 있다.

유회경·최재규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