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잇따라 “발사 실험” 위협
美는 격추 등 군사대응 시사

동북아안보 위협 ‘뇌관’ 부상

한국과 미국 정부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나설 경우 강력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ICBM 발사 여부가 올해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을 흔들 최대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9일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도발 위협을 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행위”라면서 “ICBM을 발사한다면 우리와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대변인은 “북한 스스로 이익이 될 수 있는 비핵화와 변화의 길로 나올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최근 ICBM 시험발사 위협 발언을 잇달아 내놓는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에 대한 압박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 아닌가 싶다”며 “발사를 계속하고, 도발하겠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함으로써 미국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고 또 향후 발사했을 때 책임까지도 전가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도 8일 ICBM을 언제든 발사할 것이라는 북한의 위협에 대해 “우리나 우리 동맹을 위협한다면 (ICBM을) 격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ICBM으로 미국을 위협함에 따라 트럼프 새 행정부에서도 ICBM 요격 등 군사행동까지 검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ICBM 발사 실험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는 20일 전후부터 오는 3월의 한·미 연합 키리졸브 훈련 사이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김태우 건양대 교수는 “김정은이 트럼프의 북한 제재 및 핵 억제 발언에 ICBM 발사를 유보하는 등 꼬리를 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북한은 우주 위성개발을 위장한 장거리로켓 발사 대신에 노골적으로 ICBM 시험 발사를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9일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은 “남조선 당국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전면중지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우리의 핵이 자위적 억제력이라는 데 대해서는 내외의 공정한 여론이 인정하는 바”라고 강변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전일 “ICBM이 최고 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장소에서 발사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