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티는’ 母女 압박하는 特檢

崔 소환불응에 영장추가 준비
鄭에 직접 자진귀국 설득키로

‘입학특혜’남궁곤 피의자 소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와 딸 정유라(21) 씨를 동시에 압박하고 나섰다. 특검은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덴마크로 사람을 직접 파견해 정 씨의 자진 귀국을 설득하는 한편, 특검의 소환 조사에 거듭 불응하는 최 씨에 대해선 뇌물 혐의 등을 추가한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시사했다.

특검은 5일 오전 정 씨에게 입시·학사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남궁곤(56)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날 특검 건물 앞에서 남궁 전 처장은 “정 씨에게 금메달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나”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것인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특검 사무실로 올라갔다. 남궁 전 처장은 정 씨가 2015년 10월 체육특기자 전형 면접을 볼 당시 규정을 어기고 메달을 면접장에 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김경숙(여·62)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 등의 지시를 받아 면접위원들에게 정 씨를 뽑도록 압박을 가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이날 남궁 전 처장으로부터 확보한 진술 등을 토대로 조만간 김 전 학장 등 이화여대 핵심관계자들을 소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특검은 입시 비리의 당사자인 정유라 씨를 조기 귀국시키기 위한 조치도 서두르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조만간 덴마크로 직접 건너가 정 씨를 만난 뒤 자진 귀국을 설득할 방침이다. 동시에 특검은 전날 법무부에 범죄인인도청구서를 제출했다. 덴마크 검찰은 “한국 특검으로부터 정 씨에 대한 공식 송환(범죄인 인도) 요청이 접수되면 검토를 서둘러 정 씨의 구금 기간(오는 30일) 안에 송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는 30일까지 정 씨의 송환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더라도 현지 법원에 정 씨 구금 기간의 재연장을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정 씨 구금 기간이 종료되더라도 정 씨가 곧바로 풀려나지는 않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구치소에 있으면서 소환 통보에 세 차례나 불응한 최 씨를 강제 구인하기 위해 구속영장을 새로 발부받는 방안 등도 곧 결정할 방침이다. 최 씨는 전날에도 ‘딸의 체포 소식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 등’을 이유로 특검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 관계자는 “최 씨 소환 필요성이 큰 만큼, 최 씨에게 뇌물죄 등 다른 혐의를 추가한 구속영장을 새로 청구하거나 체포영장 청구 등을 통해 최대한 신속히 최 씨를 소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통해 새누리당 지명직 최고위원 선정에도 관여하고, 자신의 단골 성형병원인 김영재 의원 측의 민원 등도 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