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국회의장 자리 제안, 사실 아냐”
사실 드러나면 ‘인적 쇄신’ 물거품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 핵심인사 인적 청산을 둘러싸고 인명진 비대위원장과 탈당 압력을 받고 있는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 간의 진위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인 위원장이 핵심 친박 의원 탈당을 유도하기 위해 서 의원에게는 국회의장 자리를 제안하고, 일부 의원에게는 ‘위장 탈당’을 종용했다는 의혹이 친박 측에 의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인 위원장은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새누리당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서 의원을 겨냥해 “(새누리당이) 정당인 줄 알고 왔더니 서청원 집사가 있는 교회”라며 강력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은퇴한 목사(본인)는 교회에 다시 가면 안 되는데, 내가 잘못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4일 서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 위원장이 (탈당계를 요청하며) ‘대선이 끝나면 제가 노력해서 복당 후 국회의장으로 모시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인 위원장이 일부 친박 핵심 의원에게 탈당계를 일단 내면 나중에 돌려주기로 약속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인 위원장 측은 “중간에서 조정 역할을 했던 한 사람이 ‘일이 잘 풀리면 8선인데 의장도 한 번 하시고…’라며 덕담을 한 것이지 의장 자리로 회유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이걸 이렇게 이용하다니…”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만약 제기된 의혹들이 일부라도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인명진표 개혁’은 ‘무늬만 개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개혁의 진정성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밀실 정치’라는 구태정치를 답습한 결과를 낳게 돼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