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차로 위반·난폭운전 단속
한달간 사망·부상자 크게 줄어

경찰이 고속도로 안전을 위해 주간에만 운행하던 암행순찰차를 야간에도 시범 운영한 결과, 난폭운전 등 위법 행위를 대거 적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암행순찰차 야간 단속이 밤 시간대 교통사고 감소에 큰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경찰은 이른 시일 안에 야간 단속을 전체 고속도로로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한 달 동안 암행순찰차 야간 단속을 벌여 총 911건의 위법 행위를 적발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야간에 사망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경부고속도로 3개 지역(경기·충남·경북)에 암행순찰차 1대씩 총 3대를 투입해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단속을 시행했다.

단속 실적을 분석한 결과, 심야 시간대에는 지정차로 위반과 난폭운전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단속 건수가 가장 많았던 지정차로 위반은 총 274건으로 전체의 30.1%를 차지했다. 이어 난폭운전이 120건(13.2%)으로 뒤를 이었다.

경찰은 이 중 죄질이 무거운 14건에 대해서는 형사 입건 조치했다. 이 외에도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97건(10.6%), 졸음운전이 5건(0.5%)이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암행순찰차 야간 단속이 밤 시간대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범 운영 기간 중 발생한 경부고속도로 야간 교통사고는 총 3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건 대비 34.0%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6명에서 5명으로 한 명 줄어들었고, 특히 부상자가 105명에서 62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처럼 야간 단속이 사고 예방에 큰 효과를 보이자 경찰은 암행순찰차 야간 단속을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야간 단속의 경우 2차 사고 예방 등 안전 확보를 위해 경광등과 같은 별도의 장비를 차량에 설치해야 한다”며 “고속도로순찰대마다 여건이 다르긴 하지만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장비를 개선해 야간 단속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3월 암행순찰차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한 경찰은 9월 ‘암행순찰차 전국 확대 시행 발대식’을 갖고 현재 전국 주요 고속도로에서 총 22대의 암행순찰차를 운행하고 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