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검거실적 작년보다 늘어나

유통경로 점점 다양화·은밀화

경찰이 올해 4월 국내 최대 불법 음란물 사이트인 ‘소라넷’을 폐쇄 조치했지만, 이후 음란물 유통 경로가 유사사이트와 인터넷방송 등으로 다양화하면서 전체 음란물 유통량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최근에는 이런 유사사이트 등을 통해 아동음란물 등이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소라넷 폐쇄 조치에도 불구하고 올해 1∼10월까지 음란물 제조·유통 관련 검거 실적은 3076건(월평균 307.6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3475건(월평균 289.6건)과 비교해 월평균 기준으로는 더 많은 수준이다. 문제는 최근 들어 음란물 유통 경로가 인터넷방송, 딥웹(Deep Web) 등으로 다양화·은밀화하면서 아동음란물 유통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전체 검거 실적 가운데 아동음란물 비중은 19.4%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36.8%로 17.4%포인트나 증가했다.

아동음란물이 이처럼 온라인상에서 활개를 치자 경찰도 칼을 빼 들었다. 실제 경찰청은 지난달 21일부터 내년 1월 20일까지 2개월 동안 ‘건전한 인터넷 공간 조성을 위한 사이버음란물 집중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단속을 통해 아동음란물을 제작·배포하는 공급자는 물론 이를 소지하고 있는 수요자도 집중적으로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아동음란물을 제작·매매하는 데 이용되는 채팅앱과 SNS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음란물 삭제 또는 전송중단 등의 조치 의무를 위반하는 웹하드 사업자 등을 엄정 단속할 예정이다. 또 경찰은 음란물 공급의 원천 차단을 위해 △인터넷방송과 BJ(Broadcasting Jockey·개인방송 진행자) △음란 사이트와 광고업자 △웹하드와 헤비업로더(Heavy uploader) 등 주요 3대 공급망 단속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음란물 유통 경로가 갈수록 다양화하고 있는 만큼 집중 단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단속 과정에서 관계 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동시에 실적이 우수한 팀에 대해서는 포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단속과 더불어 피해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문 상담 치료 등의 보호 조치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