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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요부분 누락 보도”
깅리치 “美가 약해지는 동안
中·北 등은 核 능력 확충해”

中관영언론도 ‘核 강화’ 역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 능력 강화 발언에 맞장구를 친 것을 둘러싸고 파장이 커지자 자신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며 언론에 화살을 돌리는 등 파장 축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공보담당자들도 잇따라 트럼프 발언의 파장을 진화하려고 애쓰고 있어 트럼프의 핵 능력 강화 주장은 해프닝으로 끝나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24일 트위터에 “NBC뉴스는 나의 핵 발언을 보도하면서 ‘세계가 분별력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라는 부분을 의도적으로 누락했다”며 “이는 부정직하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 22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세계가 핵무기에 대한 분별력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는 핵 능력을 큰 폭으로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미국이 러시아와 핵 군비 경쟁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의 핵 능력 강화 언급을 둘러싸고 국제적 파장이 커지자 트럼프 측근들은 일제히 진화에 나섰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내정자는 “트럼프의 발언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대변인 제이슨 밀러도 “트럼프가 깡패국가나 테러리스트들로의 핵확산 위협과 이를 막기 위한 중대한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핵 능력 강화 쪽에 방점을 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트럼프 측근인 뉴트 깅리치(사진) 전 하원의장이 25일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 “차기 대통령이 ‘체계적으로 우리(미국)의 핵 능력을 재건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아주 적절하다”며 트럼프의 주장을 뒤늦게 지지하고 나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깅리치 전 의장은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이 점점 약해지는 동안 중국은 그들의 핵 능력을 확충했고 북한은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미사일을 만들려 애쓰고 있으며 이란도 핵무기 제조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깅리치 전 의장은 특히 트럼프가 외교·안보 관련 사안을 정권인수위나 대변인이 아닌 ‘트위터’를 통해 밝히는 것에 대해 “영리하다”는 평까지 했다.

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자매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24일자 사설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핵 능력 강화를 추구하는 상황에서 중국도 이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이 러시아보다 중국에 대해서 더 오만하게 구는 것은 중국의 핵 억지력이 러시아보다 한참 못 미치기 때문”이라며 핵 역량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미숙 기자 musel@munhwa.com,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