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중국에 대한 공세적 발언을 이어가며 미·중 군사 및 무역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중국 재정부 부부장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은 양국 모두에게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 보도에 따르면 주광야오(朱光耀) 중국 재정부 부부장은 17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미·중간) 무역전쟁이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양국 간 무역전쟁이 발생하면 승자 없이 양국 모두 피해를 보는 상황(兩敗俱傷)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부부장은 미국과 중국이 경제 관계와 관련해 제로섬 게임식 접근법을 포기해야 한다며 양국 경제가 깊이 연관돼 있어서 협력만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주권 보전과 같은 핵심 이익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핵심 이익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부부장은 양자투자협정(BIT)이 세계 투자 규정을 재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양국이 가능한 한 빨리 BIT를 체결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역 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양국 간 정책 논의를 강화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활용한 토론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는 콘퍼런스에서 배포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자의 관세과 외환, 미 제조업 재건, 통화, 기후변화 정책이 모두 중국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CCIEE는 “중국이 이에 대응해 미 의회, 지방 정부, 기업계와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