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측 “희망없다 판단땐 나갈것”
친박계 “劉 비대위원장은 안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이르면 이번 주 내에 탈당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새누리당 비주류 중 대표적인 당 잔류파였던 유 의원은 최근 탈당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고, 당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이 완료되기 전에도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 의원의 측근은 이날 통화에서 “탈당을 100%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정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면 당을 나갈 것”이라며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고 전권을 행사하는 유승민 비대위원장을 친박(친박근혜)계 측에서 수용하지 못하면 당이 깨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원장 추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비주류가 단합과 분열을 해칠 사람, 정권 재창출에 지장을 줄 사람을 추천해선 안 된다”고 말해 사실상 유 의원 비대위원장 카드에 거부감을 나타냈다. 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 선임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친박계에서도 분당 사태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다. 친박계 핵심 인사는 “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고 탈당을 권유했던 사람인데 비대위원장으로 수용할 수가 없다”며 “일부 소수 인사의 탈당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친박계는 유 의원이 제시한 ‘전권을 행사하는 비대위원장’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 의원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당 개혁의 전권을 행사하는 비대위원장이라면 독배를 마실 각오가 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이 탈당을 결심하게 된다면 상당 규모의 새누리당 비주류 인사들이 동반 탈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의원은 “유 의원의 결단에 따라 탈당의 폭이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주류 측에서는 유 의원이 탈당할 경우 원내교섭단체(20명) 구성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도 탈당으로 거의 마음을 굳힌 상황에서 두 사람이 함께하면 탄핵 국면에서 결성됐던 비상시국회의의 구성원 40명 정도가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김병채·박세희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