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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사후(死後)이혼’이라는 신조어가 확산되고 있다.

15일 NHK 보도에 의하면 ‘사후이혼’이란 말 그대로 죽은 뒤에 이혼한다는 의미이다. 배우자가 사망한 후 그 친족과 인연을 끊고 싶거나, 배우자와 같은 묘에 안치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일본 법률상 배우자의 사망 후 이혼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사후이혼’은 정식 법률 용어는 아니다.

그러나 배우자의 사망 후 그 시댁 및 처가 등과의 절연을 원하는 사람들은 ‘친인척 관계 종료신고서’를 관공서에 제출함으로써, 배우자의 친족과 인연을 끊을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사후이혼’이란 사망한 배우자의 친척에게 내미는 ‘절연장’으로 볼 수 있다.

‘친인척 관계 종료 신고’는 배우자 사망한 후 언제든 제출할 수 있으며, 배우자 친족의 동의도 필요 없어 일방적으로 법적인 관계를 끊는 것이 가능하다.

일본 법무성에 따르면, 일본에서 ‘친인척 관계 종료 신고’의 신청 건수는 2010년에는 1911건이었으나, 5년 후인 2015년도에는 2783건으로 급증했다.

가족사회학 전문가인 이노우에 하루요(井上治代) 일본 도요(東洋)대학 전 교수는 사후이혼에 대해 “신청자 대부분이 여성”이라고 말했다.

이노우에 교수는 “긴 결혼 생활에서 쌓인 남편과 시어머니에 대한 불만에 이어 남편의 사망 후 시부모 간병을 자신이 떠맡게되는 것 아닐까하는 불안감 등으로 여성들이 시댁과의 관계를 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친인척 관계 종료 신고’를 하지 않더라도, 일본 법률상 배우자의 부모 및 형제에 대한 부양의 의무는 없다. 그러나 ‘친인척 관계 종료 신고’를 선택하는 것은, 배우자의 사망 후 친척과의 관계를 끊고 산뜻한 기분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싶다는 기분 상의 이유가 있다고 NHK는 설명했다.

또 이노우에 교수는 사망 후 배우자와 다른 묘지에 안치되는 것을 희망하는 것도 ‘사후이혼’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여성들 중 배우자나 시부모에 대한 불만으로 배우자와 다른 묘지에 안치되는 것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큰 불만이 없더라도 살아 있는 동안에는 ‘남편의 아내’로 살았지만 죽은 뒤에는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해 사후이혼을 선택한다고 이노우에 교수는 덧붙였다.

그렇다면 ‘친인척 관계 종료 신고’를 하면 배우자로부터의 상속 문제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친인척 관계 종료 신고’는 배우자의 친척과의 관계만 끊는 것으로, 사망한 배우자로부터의 상속 및 유족 연금 수급에는 변함이 없다고 NHK는 전했다.

그리고 자신은 배우자의 친척과의 관계를 절연했다고 하더라도, 자녀와 조부모의 법적 관계는 지속된다. 즉 자신의 자녀는 조부모로부터 상속 받을 권리는 남는 것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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