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朴 탈당뒤 신당 창당하면
손학규·김종인·국민의당 등
‘改憲’ 고리로 연대할 가능성

내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의 비박(비박근혜)계발(發) 정계개편이 급물살을 탈 것인가. 새누리당 탈당 및 신당 창당 의사를 밝힌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 인사들이 제왕적 대통령제 타파 개헌을 매개로 신보수 세력과 안철수 의원을 정점으로 하는 국민의당 등 중도개혁 그룹, 나아가 호남 세력까지 연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들이 모두 친박(친박근혜)계와 친문(친문재인)계 등 양 극단을 배제한 정계개편론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비박계발 정계개편의 현실화 가능성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14일 김 전 대표 등 새누리당 비박계가 탈당과 신당 창당을 강행할 경우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국민의당 그룹,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이끄는 새한국의비전에다 이재오 전 의원이 이끄는 ‘늘푸른한국당’ 등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이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가짜 보수를 걷어내고 신보수와 중도가 손을 잡고 좌파 집권을 막고 국가 재건에 나서야 한다”는 발언과 연결된다.

김종인 전 대표도 1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손학규 싱크탱크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창립 10주년 2016 송년 후원의 밤 행사에 참석, 개헌 논의와 관련, “4·19 이후 개헌할 때 두 달 만에 했고 6월 항쟁 이후 개헌도 두 달 반 정도 걸렸다”며 “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헌이 매개가 되면 김종인 전 대표도 정계 개편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동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도 “친박·친문으로 대표되는 소위 당내 패권주의, 자기편의 잘못은 전혀 지적하지 않고 상대의 작은 잘못은 지적하는 당내 계파·패권주의가 정치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전 의장과 가까운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도 14일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분당하고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지면 그들과도 긴밀하게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계개편이 현실성을 갖기 위해 정 전 의장의 새한국의비전이 그 공간을 제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 전 국회의장은 “빠른 시간 내 김무성 전 대표를 만나 정계 개편을 포함한 많은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며 “손 전 대표를 비롯, 중도 인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희·신선종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