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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원 근처의 안가에 시진핑과 총리 저커창, 외교부장 우린, 그리고 산둥성 서기 리정산까지 넷이 둘러앉아 있다. 이들이 대한(對韓) 정책의 핵심이다. 그들은 방금 서동수의 대국민 발표를 들은 것이다. 시진핑이 찻잔을 들고 한 모금 녹차를 삼키고는 말했다.

“제3제국을 천명(闡明)했군.”

“크램프의 승인을 받았다는 말일까요?”

저커창이 묻자 시진핑은 쓴웃음을 지었다.

“미국으로서는 손해가 아니지. 태평양 서쪽에 중국을 차단한 제3제국이 성립될 테니까.”

“일본의 위치가 불안해졌습니다.”

리정산이 조심스럽게 끼어들었다.

“지금까지 미국의 태평양 방어선 역할로 안보에 무임승차를 해왔으니까 말입니다.”

“주석 동지, 이것은 대한민국 외교부에서 흘러나온 정보입니다만….”

모두의 시선을 받은 우린이 말을 이었다.

“서동수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대마도 반환을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시진핑은 시선만 주었고 우린의 말이 이어졌다.

“한국 외교부 고위 관리한테서 나온 정보입니다.”

“그럴 만도 하지.”

마침내 시진핑이 말했고 저커창도 머리를 끄덕였다.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 같습니다.”

“일본이 대마도의 이즈하라에 해병 1개 중대를 파견했습니다. 훈련 명목이지만 그것과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린이 말하자 저커창이 쓴웃음을 지었다.

“1개 중대 병력으로 뭘 한다고? 대한민국에 남는 병사가 100만 명이오.”

시진핑이 가만히 있었으므로 저커창이 말을 이었다.

“400여 년 전 히데요시가 일본 통일 후에 남은 병력 20만 명으로 한반도를 침략했는데 이젠 그 몇 배 병력으로 일본이 당할지도 몰라요.”

“그럴 수가….”

대놓고 반박하기는 불편했으므로 우린이 얼버무렸다. 그때 시진핑이 입을 열었다.

“조금 전 서동수의 인터뷰 요점이 바로 그것이오.”

세 쌍의 시선을 받은 시진핑이 말을 이었다.

“제3제국을 천명한 것과 일본에 대한 경고.”

시진핑의 얼굴에 희미하게 웃음이 떠올랐다.

“그리고 우리 중화민국에 대한 제의도 포함되어 있겠지.”

“무슨 제의 말씀입니까?”

저커창이 묻자 시진핑은 다시 찻잔을 들었다.

“일본과 같은 배를 타지 말고 제3제국과 함께 나가자는 제의.”

셋은 입을 다물었다. 공감하는 눈치들이 아니다. 차 한 모금을 삼킨 시진핑이 정색했다.

“동북3성에서 번진 우리 기운이 한랜드와 한반도로 번져나가야 됩니다. 우리 중화민국이 아시아 전체, 유라시아까지 석권할 절호의 기회인 것이오.”

셋은 숨을 죽였고 시진핑의 목소리가 방을 울렸다.

“위기가 곧 기회인 것이오. 러시아와 대한민국이 합작한 제3제국은 임차인이 주인 노릇을 하는 것처럼 불안한 상태요. 이것은 기운(氣運)만 꺾이면 허물어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시진핑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그때가 되면 누가 진정한 대륙의 주인인지 알게 될 것이오.”

그때 셋이 일제히 머리를 끄덕였다. 동북3성을 개방한 이유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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