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사이즈’ 중국 장강 한가운데로… 크루즈 타고 ‘세 개의 협곡’ 훑는다[박경일기자의 여행]](http://image.munhwa.com/gen_thumb/202405/2024050201032412048001_300.jpg?v=20240503035641)
신화통신은 “한국 국민이 축제 형태로 평화로운 집회의 새 장(場)을 열었다”고….
대화 신속 복구…‘모바일 포렌식’ 분야 새 場 열어.
첫째 인용문은 5차 촛불 집회가 끝난 후 중국의 신화통신이 보도한 내용을 다룬 기사입니다. 첫눈에 비까지 흩날리는 궂은 날씨에다 감정이 격해진 위태로운 순간도 있었지만 200만 명 가까운 참가자들이 한목소리로 ‘비폭력·질서’를 외치며 끝까지 평화로운 집회로 마무리한 것에 대한 놀라움이 담겨 있지요. 여기서 ‘새 장(場)’은 ‘새 장(章)’으로 써야 합니다. 관용적으로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로 많이 쓰는데요. 이때 장은 공간·장소를 의미하는 마당 장(場)이 아니라 서적 따위의 내용을 크게 나누는 구분의 하나인 글 장(章)을 뜻합니다.
마당 장(場)은 ‘광장에 국민 참여의 장(場)이라 일컫는 시민 발언대가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처럼 어떤 일이 일어나거나 행해지는 장소를 가리킵니다. 연말을 맞아 나눔의 장(場) 행사도 많이 열리고 있지요.
둘째 인용문은 스마트폰 등 이동형 디지털 기기의 문자메시지, 사진, 인터넷 기록 등 데이터를 분석해 범죄의 증거를 찾아내는 모바일 포렌식 분야에 관한 기사인데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서 복구 업체를 찾아가지 않고도 원하는 데이터를 5∼10분 안에 빠르게 복구할 수 있게 돼 그 분야에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내용입니다.
이처럼 역사의 새 장을 여는 주체는 법이나 제도가 아닌 사람입니다. 성숙한 집회 문화를 만드는 것도, 세상을 뒤바꿀 만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사람인데요. 발전은커녕 뒤로 돌아가듯 퇴행을 일삼는 행태의 문제 또한 사람입니다. 기득권을 누리기 위해 한곳에 변화 없이 머물러 있으려는 건 퇴행의 다른 모습일 뿐이지요. 세상은 변하고 있고 그 흐름에 부응하려면 퇴행보다는 진화가 낫지 않을까요.
김정희 교열팀장 kjh21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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