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로봇은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이 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병력 감축과 국방비 감소 등 달라지는 국방 환경에 대비하고 인권·생명 중시의 시대적 흐름을 고려할 때 지상 무인체계 운용의 필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북한이 1년 새 2번이나 핵실험을 하고 탄도미사일 발사를 반복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김도종 국방과학연구소(ADD) 박사는 지난 6월 ‘2016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종합학술대회’에서 국내 지상 로봇 기술은 세계 7위 정도라며 군사용 지상 로봇을 미래에 북한과 비교한 우리 군의 중요한 비대칭 전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의 관점에서 선진국의 국방 인공지능(AI) 분야 전략을 활용하고, 무인로봇의 조기 달성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3차 상쇄전략에 근거해 AI 및 자율화 분야 R&D에 대대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AI 및 자율화 기술을 기반으로, 적은 인력과 지능을 이용해 원격으로 적을 감시하고 타격하는 것이 핵심이다. 무인로봇·사이버·전자전 등이 가장 핵심적인 무기체계다. 이는 4차산업의 관점에서 3D 프린터 등을 활용해 저가의 지능형 플랫폼을 대량으로 혹은 맞춤형으로 생산해낼 수 있다는 기술 진보를 배경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국방 무인로봇의 투자가 지상 무기를 위한 관점에서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됐지만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관점에서 국방 AI의 투자는 2014년부터 본격화됐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ADD가 AI의 혁신적인 적용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기반으로 발전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AI의 발전을 뒷받침하는 빅데이터 인프라는 국방 지능정보센터의 일부로 간주해 투자를 준비 중이고, 국방사물인터넷(MIOT)은 모든 무기체계 및 빅데이터와 연결하는 인프라로 인식해 관련 기술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은 기존에 개발된 지상, 공중 및 해상, 수중의 무인로봇 기술과 비교해 자율화 기술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사람이 담당했던 많은 역할을 사람보다 우수한 수준의 기계로 대체하거나 사람의 우수한 능력과 AI의 기능을 융합해 활용함으로써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