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은 ‘법인세 불씨’… ‘增稅전쟁’ 재점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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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대선서 ‘공약’ 부상 가능성

조세재정硏 연구용역 연기 등
면세자 비율 축소는 ‘제자리’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물리는 것으로 여야 간 ‘증세(增稅) 전쟁’이 일단락됐지만, 대통령선거가 조기에 치러질 경우 법인세 인상을 중심으로 한 증세 전쟁 ‘2라운드’ 개막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른바 ‘부자 증세’ 외에 50%에 육박하는 면세자 비율 축소 논의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용역이 미뤄지는 등 지지부진한 형편으로 내년 역시 표를 의식한 정치권 때문에 추진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5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과세표준(세금 매기는 기준) 5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현행 최고세율보다 2%포인트 높은 40%의 세율을 적용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총 4만6000명이 매년 6000억 원가량의 세금을 더 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유지하려던 정부와 여당은 야당의 소득세·법인세 인상안에 반대했지만,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력이 큰 법인세는 지키고 일부 고소득자에게만 영향을 주는 소득세법을 내어주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벌어진 첫 증세 전쟁이 올해 일단 마무리됐으나 내년 초 대선 국면에서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기 대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선 주자들이 공약으로 법인세 인상 등 박근혜정부 정책을 뒤집는 증세 문제를 다시 꺼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로, 국민의당은 24%로 각각 올리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내놓은 바 있다. 민주당 출신인 정세균 국회의장은 야당의 법인세 인상안을 예산 부수법안으로 지정해 통과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하지만 48.1%에 이르는 면세자 비율 축소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여론을 의식한 국회가 세법 개정안 처리 시 전혀 논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조세재정연구원에 면세자 비율 축소 방안 연구를 맡겨 놨지만 11월까지였던 연구 기간이 올해 말로 미뤄지는 등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정부나 연구원 모두 결과가 나와도 실제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에도 국회 요구로 표준세액공제 축소 등의 대책을 마련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사실 해법은 다 나온 셈으로 선택만 남은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최고세율 인상과 함께 처리했다면 몰라도 면세자 비율 축소만 따로 떼어 추진하기는 정치권 결단 없이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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