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시민단체 일각 주장 논란
“탄핵 가결돼도 朴 사임 가능”
“중도사퇴는 여러 문제 발생”

새누리당 비주류의 입장 선회로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야권과 시민단체 일각에서 탄핵안 가결 후에도 박 대통령과 황교안 국무총리의 퇴진을 계속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5일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다 보니 탄핵안 가결 후 대통령의 사퇴가 가능한지에 대해 헌법과 법률에 제대로 규정이 돼 있지 않다”며 “정치권이 새로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보다는 조속한 국정 안정과 질서 있는 국정 이양을 준비하는 데 매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4일) KBS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탄핵안 가결 후 박 대통령의 퇴진이 가능한지에 대해 “탄핵안이 의결되면 대통령은 사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도 “국회법 134조 2항에 ‘소추의결서가 송달된 때에는 임명권자는 피소추자의 사직원을 접수하거나 해임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지만, 임명권자가 박 대통령 본인이기 때문에 이 규정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율사 출신 두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야권과 탄핵 지지층 내에서 ‘탄핵 이후’와 관련해 다양한 주장이 쏟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법리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실제로 야권 일각에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최장 6개월이 걸릴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조기 퇴진에 대한 국민적 요구나 국정 공백 최소화 등을 감안해 박 대통령 퇴진을 더욱 강도 높게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그러나 “대통령이 헌재의 탄핵심판 도중 사임하지 못하도록 하는 헌법·법률 규정은 없지만, 탄핵 회피를 막기 위한 국회법 134조 2항의 취지를 감안할 때 중도 사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탄핵이 확실시될 때 사퇴할 경우 탄핵심판제가 우스꽝스러워지고, 퇴임 후 대통령의 법적 대우도 달라지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남석·민병기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