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바르게 2016 이제 모든 것을 바르게 해야 한다. 편법이나 술수를 쓰지 않고 정직하게, 그리고 사회를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 2016년 작. 김영화 화백

제가 아는 탤런트 L은 죽기 전에 꼭 아내와 함께 세계 100대 골프장을 돌아보고 싶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지인 중 한 분은 북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해보고 싶답니다. 또 다른 분은 술만 좋아하는 남편과 골프장에 함께 가 부부 라운드해 보는 게 꿈이라고 합니다.

버킷리스트(Bucket List)의 사전적 의미는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들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이 선호하고 좋아하는 것을 한 가지씩 실현해 나가는 것을 뜻합니다. 골퍼라면 아마도 싱글 스코어, 홀인원, 세계적인 명문 골프장에서의 라운드 등이 ‘골프 버킷리스트’가 되겠지요. 그중에서도 가장 최고는 좋아하는 사람과의 라운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필자는 ‘골프를 하지 않았다면, 꼭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을 가까이서 그것도 5시간 넘게 이야기하면서 함께 걸을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얼마 전 우정힐스 골프장에 갔다 고 이동찬 회장과의 라운드에 얽힌 추억을 동반 플레이어에게 전했습니다. 그와의 추억, 에피소드와 그가 사랑했던 골프코스를 걸으면서 이야기하니 마음이 따듯해지고 또 아련해졌습니다. 다들 신기해합니다. 골프가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일들입니다.

1990년대 초반 회사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필자를 찾는 전화인데 회사가 왁자지껄해졌습니다. 전화를 건 주인공이 바로 가수 조용필 선배였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함께 골프 치러 갈 시간을 조율하는 전화여서 동료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만나고 싶었고, 꼭 함께하고 싶었던 분들과 많은 라운드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젊은 시절 좋아했던 L국회의원과 안성기 선배와의 라운드, 알고는 지냈지만 골프를 통해 지금은 형제보다 더 가까워진 가수 박학기, 강은철, 유익종, 탤런트 차광수 부부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바람들이 이뤄졌습니다. 골프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배용준을, 잭 니클라우스와 아널드 파머를 만날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C골프 L사장은 필자와 똑같이 꿈꾸는 것이 있습니다. 배우 이나영 씨와 함께 필드에서 라운드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남편 원빈과 골프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꿈꿀 것입니다. 그리고 생생하고 간절하게 소망할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또 하나의 버킷리스트는 우리 가족 4명이 함께 필드에 나가는 것입니다.

골프와 나의 버킷리스트를 정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행복도 커지며 삶의 방향과 속도까지 설정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우리는 우리가 행복해지려고 마음먹은 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의 골프 버킷리스트 지금 바로 시작하세요.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