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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기각 두달만에 발부 … 다시 탄력받는 대우조선 非理 수사

2012년 원유철 의원과 독대
지역구 업체에 부당대출 지시
元, 단순 민원 처벌대상 제외

姜 “평생 조국위해 일했는데
사실과 다른 내용 너무하다”

檢, 민유성 소환 등 수사확대

강만수(71·사진) 전 산업은행장이 부실기업에 대출을 지시하고 지인이 운영하는 기업에 특혜를 준 대가로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1일 구속됐다. 지난 9월 강 전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한동안 주춤했던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의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 수사가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강 전 행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강 전 행장은 영장실질심사 전 취재진과 만나 “사실과 너무 다르다. 평생 조국 경제 발전을 위해서 일했다.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혐의를 부인했었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행장은 산업은행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2년 원유철(경기 평택갑) 새누리당 의원과 독대한 뒤 그의 지역구 플랜트 설비업체인 W사에 490억 원대 부당대출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W사는 신용등급이 낮아 실무진은 대출 불가 판정을 내렸지만 강 전 행장의 지시로 대출이 이뤄졌다. 원 의원은 단순히 지역구 민원을 전달한 것으로, 특별히 문제시될 만한 행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행장은 이명박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이 된 2008년 이후 고등학교 동창인 임우근(68) 한성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 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2012년 한성기업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240억 원대 특혜성 대출에도 그가 개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전 행장은 공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한성기업 고문 자격으로 해외여행비와 사무실 운영비 등 1억5000여만 원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행장을 구속함에 따라 검찰은 민유성(62) 전 산업은행장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별수사단은 민 전 행장을 상대로 남상태(66)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들을 중심으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남 전 사장은 민 전 행장의 측근인 박수환(여·58) 씨가 대표로 있는 뉴스커뮤니케이션즈와 적정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홍보대행 계약을 맺었는데 검찰은 이를 연임을 위한 로비의 대가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2009년부터 3년여간 대우조선해양과 업계 통상 가격의 수배에 이르는 20억 원대의 홍보대행 계약을 맺었는데 남 전 사장이 퇴임한 2013년 4월 이후 계약금액도 크게 줄었다.

검찰은 박 대표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호화 유럽 출장을 지원받은 송희영(62) 전 조선일보 주필에 대한 조사도 검토 중이다.

특별수사단은 송 전 주필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 후 계좌추적 등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에서 그에게로 자금이 흘러들어 갔는지를 조사해왔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