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주광덕(오른쪽) 새누리당, 김태년(왼쪽) 더불어민주당, 김동철(왼쪽 두 번째) 국민의당 간사가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증액심사 소소위원회에서 기획재정부 관계자들과 예산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예산안 처리 D-1

정부·교육청 각각 1兆 부담안
정부 난색 “최대 7000억원”

“IMF 같은 최악 사태 올수도
경제정책 추진 리더십 절실”

정부와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을 하루 앞둔 1일까지 타협을 보지 못한 것은 누리과정(만3∼5세 무상보육) 예산 확보에 대한 이견 때문이다. 정부는 본래 이번 예산안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내국세의 20.27%)을 증액하고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5조2000억 원)를 신설해 지방교육청이 누리과정, 초등돌봄교실, 방과후 학교 등 특정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예산을 편성했다. 야당은 지방교육청에 대한 예산 편성권 침해라며 즉각 반발했다.

정부와 국회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차원에서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타협이 이뤄지지 않자 경제부총리, 사회부총리, 여야 3당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여·야·정 5자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논의를 이어 왔다. 이 과정에서 누리과정 예산 4조 원 중 한시적으로 유아공교육체제발전특별회계를 설치해 유치원 누리과정 비용(2조 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전입하고, 어린이집 누리과정 비용(2조 원)은 내국세에서 일반회계로 전입하는 안이 도출됐다. 야당 측이 여기에 더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비용의 절반인 1조 원을 지방교육교부금으로 부담하고, 정부가 일반회계로 1조 원을 전입하는 절충안을 내놓아 여야 3당 간에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정부가 중앙재정으로 1조 원을 부담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는 상태다. 정부는 7000억 원까지는 부담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야당은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을 누리과정 예산 확보를 위한 ‘빅딜’ 카드로 꺼내 들었다. 현재 정세균 국회의장은 과표 500억 원 초과 기업에 대해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는 법인세 인상안과 과표 3억∼10억 원 소득자의 최고세율을 38%에서 41%로, 10억 원 초과 소득자의 최고세율을 38%에서 45%로 올리는 소득세 인상안을 예산 부수 법안으로 지정해 이날 본회의에 자동 부의토록 했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대내외 경제 상황 악화라는 내우외환의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행정부가 사실상 식물 상태인 상황에서 국회마저 이런 식이면 외환위기와 같은 국가적 위기 사태를 다시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경제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민환·박수진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