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美금리 인상前 진행
채권 가격 급락 충격 최소화

금융당국이 국내 증권사의 채권 관련 수익이 1조 원 넘게 증발하자, 증권사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위험관리 능력 평가)에 나섰다. 오는 12월 예고된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트럼프 리스크(위험)’가 채권 가격 하락(채권 금리 상승)을 야기, 증권사 재무 건전성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30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54개 증권사 대상 채권 금리 100bp(1bp=0.01%포인트) 상승 시 증권사별 재무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트럼프 리스크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증권사 채권 관련 수익성도 나빠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채권 금리가 100bp 오를 경우를 가정, 각 증권사가 얼마만큼의 손실을 떠안고, 관리 가능한 수준인지 따져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증권사별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와 대응 방법 등이 달라 조사 결과는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14%(11월 29일 기준)다. 7월 초 1.41%와 비교했을 때 5개월 만에 73bp나 상승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채권 가치 하락으로 이를 보유한 증권사 수익성도 나빠졌다. 올 3분기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채권 관련 이익은 총 6699억 원이다. 전 분기 말보다 60.5%(1조269억 원)나 감소했다.

증권업계는 트럼프 리스크가 반영된 11월 채권 관련 손실이 더 커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임 기간 약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등 재정지출 확대 계획을 내세웠다. 시장에선 채권 발행을 통해 인프라 투자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 채권 금리 급등 현상이 일어났다. 금감원은 증권사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위험 관리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