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서울대생 5년만에 휴업 서울대 학생들이 3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캠퍼스 안에 ‘박근혜 퇴진 동맹휴업’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홍익대 학생회 “김종덕 퇴진”
해임요구안 압도적 찬성 통과

성균관대, 안종범 사표수리에
“왜 파면 안시켰나” 대자보

“김종, 교수시절 학생 폭행”
한양대 익명 SNS에 글 올라

숙명여대 “김상률, 수업 前
언론보도 해명 시작” 비난
파면요구서명 직접 전달해

안종범(57·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김종(55·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김종덕(59) 전 문체부 장관, 김상률(56)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등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폴리페서(정치 교수)’에 대한 학내 비판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학생들은 이들을 파면하거나 해임하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다.

차은택(47·구속 기소)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외삼촌인 김상률 전 수석이 교수로 재직 중인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 재학생 A(여·23) 씨는 30일 “최근 교수님이 수업 시작을 거의 언론 보도에 대한 해명으로 여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숙명여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7∼23일 김 전 수석의 파면을 요구하는 학생 1695명의 서명을 받아, 28일 영문학과 전공 수업이 열린 강의실 앞에서 김 전 수석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홍익대 총학생회는 전날 열린 긴급 학생총회에서 차 전 단장의 대학원 은사인 김종덕 전 장관에 대한 해임 요구안을 찬성 643명, 반대 4명으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유종욱 총학생회장은 “최순실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의혹을 받는 김 교수에게 진실을 밝혀달라고 요구했지만 아무 답을 주지 않았다”며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 교수를 홍익의 일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측은 김 교수를 즉각 정직시키고, 검찰 수사 등을 통해 의혹이 진실로 드러날 경우 김 교수를 즉각 해임해야 한다”며 “학교 측이 우리의 요구를 거부하면 대학본부 점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총학생회는 교내에 “신뢰를 잃은 교수의 지도 아래 더 이상 수업을 들을 수 없다”는 내용의 대자보도 내건 바 있다.

성균관대 학생들은 학교 측이 경제학과 교수였던 안종범 전 수석을 파면하지 않고 사표를 수리해준 데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10학번’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최근 성균관대 퇴계인문관에 “학교는 안종범 교수를 파면해야 한다”는 대자보를 붙였다.

김종 전 차관의 경우, 그가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시절 학생들에게 폭력과 폭언을 행사했다는 주장까지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한양대 학생용 익명 페이스북 계정인 ‘한양대학교 대나무숲’에는 26일 “김종 교수가 3년 전 예체대학장 시절 체육학과 학생회장을 때린 적이 있다”고 주장하며 “연금을 못 받도록 파면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김 전 차관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는 B(여·26) 씨는 “수업 시간 중 대답을 잘못하면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10월 문체부 제2차관에 임명되면서 한양대에 휴직계를 낸 상태다.

이와 관련,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교수를 정무직으로 기용할 때 그 분야에 대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충성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수민·김현아 기자 human8@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