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파업 부결된 현대차까지… 현대자동차 노조 집행부 간부들이 29일 울산 북구 염포로 울산공장에서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가진 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朴 퇴진 요구 … 전국서 동시에
정부 “근로조건 무관 불법파업”

민주노총이 30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상급 단체가 정권 퇴진을 이유로 ‘정치파업’을 벌이는 것은 지난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따른 혼란을 틈타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시도로 해석된다.

민주노총이 이날 서울광장 수도권 집회를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개최한 동시다발적인 총파업 대회에는 46개 사업장에서 6만8350명가량이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자동차 노조 4만9000명, 철도노조 7300명, 국민연금공단 노조 3600명 등이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민주노총 파업 동참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음에도 상급단체 지침에 따라 총파업을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은 박 대통령의 제3차 담화와 관련해 “퇴진 발표가 아닌 책임 떠넘기기와 시간 끌기 꼼수”라며 “‘박근혜 퇴진’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규정하고, 30일 총파업을 더욱 강력하고 위력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그러면서 노동 정책의 전면 폐기를 앞에 내세우고 있다.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노동 개악 정책은 폐기되지 않고 있고, 불법권력에 부역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아직도 입만 열면 노동 개악 추진을 주창하고 있다”며 “정부를 상대로 정책 폐기를 요구하는 파업은 그 자체로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와 경영계는 “근로조건과 관계없는 불법파업으로 자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고용부는 “현 시국과 관련한 정치적 의사표명은 ‘파업’이라는 불법적 수단 말고도 다른 합법적 방법을 통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민주노총 사업장 파업으로 협력업체 등에도 업무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해 파업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역시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와 함께 △불법파업으로 인한 사업장 피해는 근거와 기준을 명확히 해 규모를 산정 △불법행위 자료를 모아 책임소재를 분명히 밝힐 것 △단순 참가자라도 가담 정도에 따라 책임 추궁 △불법행위 참가는 근로시간 면제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해당 시간의 급여 공제할 것 △대체근로 활용과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등의 파업 대응 지침을 각 회원사에 전달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