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시국회의 “임기단축 개헌 명분없어
8일밤까지 與野 합의 안되면 9일 탄핵
가결 어려움 없게 정족수 분명히 확보”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비상시국회의가 30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자진사퇴 시한을 내년 4월 말로 명확히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 3차 담화 후 탄핵 추진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 탄핵정족수는 분명히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상시국회의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전 비상시국회의 대표자-실무자 연석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대통령 스스로 자진사퇴 시한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27일 여야 원로들이 제시한 내년 4월 말을 적절한 자진사퇴 시한으로 제시했다. 당장 국회가 추천한 거국중립내각 국무총리에게 국정을 맡긴 후 2선으로 후퇴하고, 4월 말까지 국정에서 완전히 손을 떼라는 것이다.

‘대통령 임기 단축용 개헌’에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황 의원은 “어제 대통령 말씀이 결국 임기단축을 위한 개헌을 국회에서 협의하라는 것인데, 그것만을 위한 개헌은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등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에는 “여야가 합의하면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비상시국회의는 박 대통령이 자진사퇴 시한을 못 박지 않는다면, 늦어도 12월 9일에는 탄핵소추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야3당과 함께 탄핵소추안 가결정족수(200명)를 구성하는 비상시국회의는 일부 비박계 의원들이 탄핵 찬성에서 유보, 또는 반대로 돌아서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황 의원은 “우리 입장은 더욱 확고해졌다. 국민만 바라보고 가야 한다는 입장을 확실히 유지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의 조기퇴진과 조기대선 일정을 잡는 협상에 즉각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여야 원로들이 제안한 내년 4월 말에 대해 “내년 6월 대선을 기준으로 역산한다면 충분한 준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친박(친박근혜)계는 탄핵절차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탄핵소추안 가결의 키를 쥔 비상시국회의를 해체하면 지도부도 사퇴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정현 대표는 “국회가 질서 있는 퇴진, 정권 이양이 이뤄지게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탄핵이 아닌,임기 단축용 개헌을 통한 퇴진을 시사했다.

김윤희·박세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