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사업은 커피 노점상… 학생 부부때 졸업식장 직접 돌며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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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회장은 누구

하숙집 주인 소개로 첫 과외
입소문 타면서 일 몰려들어
1990~2000년대‘손사탐’히트

손주은 회장은 1990∼2000년대 사교육 시장에서 ‘손사탐(손 선생 사회탐구)’이라는 별칭으로 명성을 얻으면서 교육업계의 대표적인 ‘성공신화’로 자리매김했다. 서울대에서 서양사학을 전공했지만, 과외를 시작하면서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1997년 사회탐구영역 전문강사로 본격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강남대일학원에서 사회탐구 과목을 처음으로 가르치던 당시 수강생은 불과 8명뿐이었다. 이후 그의 독특한 수업방식이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5개월 만에 수강생이 2000명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손 회장이 사교육 시장에 발을 디디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손 회장은 서울대 재학 시절, 학생 부부였다. 넉넉한 집안에 부모님이 주시는 생활비로 큰 어려움 없이 살던 손 회장은 1987년 어느 날, 부인에게서 “생활비가 거의 바닥났다”는 얘기를 전해 듣는다. 그러면서 “당신이 (생활비를) 해결할 능력이 없지만, 그냥 갑갑해서 한 소리”라는 부인의 말에 손 회장은 발끈했다. “돈 벌어 올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큰소리를 쳤지만, 손 회장은 막막했다고 한다. 손 회장은 “그때 문뜩 떠올랐던 게 학교 졸업식이었다”며 “서울대 졸업식이 2월 26일이었는데, 졸업식장에 가서 커피 장사를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졸업식장에 포진하고 있는 ‘프로’ 장사꾼들의 장사 수완을 신출내기 손 회장이 당해낼 수는 없었다. 고민 끝에 졸업식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커피를 팔자는 생각이 떠올랐다. 일종의 ‘찾아가는 서비스’인 셈이었다.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커피는 단숨에 ‘완판’됐다. 손 회장은 지금도 자신의 최초 사업은 ‘커피 노점상’이라고 말한다.

얼마 후 과거 하숙생 시절, 친했던 하숙집 주인아주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졸업식장에서 커피 장사를 하던 손 회장을 본 것이다. 주인아주머니는 손 회장을 보자마자 야단부터 쳤다. 손 회장은 “쉽게 말해 서울대생이 웬 커피 장사냐는 말씀이셨습니다. 서울대생은 커피 장사 하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당시에는 그런 사회적 고정관념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주머니는 “돈을 벌어야 한다면 차라리 과외를 하라”며 손 회장에게 학생을 소개해 줬다. 하숙집 아주머니 소개로 손 회장은 고2 학생을 가르치게 됐다.

“공부를 못하던 애였어요. 그런데, 운이 좋았는지 저한테 과외를 받고 나서 성적이 크게 올랐어요. 반에서 20등 하던 애가 나중에는 전교 15등까지 올랐습니다. 그게 입소문을 타면서 과외가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사교육 시장에서 성공하게 된 계기가 됐죠.”

손 회장의 회고다. 그렇게 자수성가한 손 회장이지만, 아이들에게는 항상 “아빠는 너희들에게 장점일 수 있지만, 큰 불행일 수도 있다”고 가르친다. 유명인의 자식으로 산다는 것이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고 싶다는 뜻이다.

“나는 상속 플랜과 연관된 보험상품에 가입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줄 생각이 없기 때문이에요. 다행히, 아이들도 재산을 물려받겠다는 생각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하하.”

손 회장은 다행이라는 듯 크게 웃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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