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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납세자료 확보 탈세 겨냥
최순실 방조 혐의 못밝힌 채
특검에 초라한 성과 넘길 듯

검찰이 우병우(49·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수임 비리 의혹 규명을 위해 계좌추적에 나섰다. 또 국세청으로부터 우 전 수석의 납세자료를 넘겨받아 탈세 의혹도 집중 수사 중이다. 그러나 의혹의 본류라 할 수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혐의는 검찰이 밝히지 못한 채 특별검사에게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근 법원에서 계좌추적용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우 전 수석의 금융거래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우 전 수석의 수임 신고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해왔다.

2013년 5월 변호사 개업을 한 우 전 수석은 2014년 5월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될 때까지 1년가량 변호사로 활동했다. 검찰은 그가 2013∼2014년 수임목록과 수임액 내역이 담긴 연간보고서를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내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변호사법에는 ‘변호사는 매년 1월 말까지 전년도에 처리한 수임 사건의 건수와 수임액을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보고하여야 한다’고 돼 있어 수사 결과에 따라 그에게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검찰은 또 우 전 수석 관련 자금흐름 분석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이 변호사 활동 기간에 20여 건의 사건을 수임했다고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계좌추적 자료와 국세청 납세자료를 광범위하게 분석하면서 우 전 수석이 수임액을 축소해 탈세한 정황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우 전 수석이 국정농단을 묵인·방조했다는 의혹은 검찰이 규명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검찰은 10일 대통령 측근 인사의 비위 감독 업무를 맡는 민정수석으로서 최순실 국정농단을 묵인·방조하거나 배후에서 협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 온 우 전 수석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지만 확보한 휴대전화는 수사에 아무 의미가 없는 ‘깡통 폰’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미적대는 사이 우 전 수석이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바람에 빚어진 일이다. 검찰이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특검에 사건을 넘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별수사팀은 아무 성과 없이 특수본 활동이 종료되는 시점에 팀을 해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