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총장실 압수수색 검찰이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부정입학과 관련해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총장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흐릿한 창문 너머로 압수수색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 이화여대 직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 檢, 20여곳 압수수색

前총장·前입학처장 출금 조치
최순실 측과 거래 여부도 조사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60) 씨의 딸 정유라(20) 씨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칼을 빼 들었다. 독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 씨에 대한 소환 조사 방침을 공식화한 데 이어 22일 이화여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 실시했다. 이에 따라 정 씨의 이대 입학 및 학사관리 관련 특혜 의혹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검찰은 이미 교육부의 특별 감사 등을 통해 최경희(55) 전 이대 총장 등 이대 측의 정 씨에 대한 특혜 지원 혐의 입증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대가 특혜를 지원한 배경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는 방침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최 전 총장과 남궁곤(55) 전 입학처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교육부가 이대가 고의적으로 총장부터 일선 교수까지 짜고 정 씨의 부정입학과 학사관리 과정에서 특혜를 준 정황을 밝혀낸 만큼 이 같은 ‘비리’가 대학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배경을 집중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이대 교수들의 금전 거래 내역 등도 살펴보는 한편, 최 씨 측과 이대 사이의 은밀한 거래가 있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교육부의 감사 결과 면접위원들이 정 씨를 합격시키기 위해 정 씨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의 점수를 조정하고, 입학 후에도 시험을 보지 않거나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학점을 주는 등 이대 입학 및 재학 당시 정 씨가 부당한 특혜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 같은 정 씨의 특혜 입학 과정에는 최소 6명의 교수가, 정 씨의 특혜 학사관리에도 최소 9명의 교수가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정 씨에 대한 직접조사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애초 정 씨 소환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비치지 않았던 검찰은 “한번은 불러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서는 최 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도 “검찰이 (정 씨를) 소환하면 오는 게 맞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후 정 씨에 대한 특혜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현명관(75) 한국마사회 회장도 소환 조사했다. 현 회장은 최 씨와 개인적인 ‘친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홍(51) 전 마사회 승마감독은 한 언론을 통해 최 씨와 현 회장이 서로 통화도 하는 사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