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첨단 테크노産團’ 조성
조선·석화·자동차 불경기 돌파

김기현 울산시장은 울산이 성장세를 멈춘 가장 어려운 시기에 시장직을 맡아 ‘운 없는 시장’이란 소리를 듣는다. 2014년 7월 김 시장이 취임했을 당시만 해도 울산은 경제·사회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다음 해인 2015년부터 조선업은 물론 석유화학, 자동차 등 3대 주력산업에 서서히 불경기가 찾아와 산업수도 울산에 그늘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초부터는 조선업 불황이 심각해지면서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계에서 실직자가 쏟아져 나왔고, 구조조정에 따른 노사 갈등도 심각하게 발생했다.

하지만 김 시장은 어려움을 새로운 기회라 보고 정면돌파에 나섰다. 현재의 주력산업을 고도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기존의 조선해양·자동차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안전과 편의를 극대화한 스마트십, 스마트카 개발에 나서고 있다. 화학산업에 생명공학(BT)을 융합한 바이오화학산업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게놈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메디컬산업, 제조업과 맞춤형 의료산업에 혁신을 불러올 3D프린팅 산업도 이미 육성에 들어갔다. 이 같은 신성장동력의 산실이 될 테크노산업단지도 조성 중이다. 남구 두왕동에 128만7000㎡ 규모로 내년에 완공되는 울산테크노산단은 연구·생산기능이 융합된 미래형 첨단산단이다. 지난달에는 이곳에서 수소연료전지 연구·개발을 위한 ‘친환경 전지융합 실증화 단지’와 ‘뿌리산업 ACE기술 지원센터’ 기공식도 열렸다.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김 시장은 지난달 24일 5박 8일간 유럽, 미국, 중동 등에서 외자 유치활동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에어프로덕츠사와 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 PIC사로부터도 투자 약속을 받았다. 지난해 수차례의 투자 유치 활동으로 국내외에서 역대 최대인 3조4000억 원 규모를 유치하는 기록을 세웠다.

김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울산이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이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위기”라며 “머지않은 시점에 현재의 주력산업은 더욱 업그레이드되고, 새로운 성장산업이 꽃을 피우면서 울산은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산업수도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