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모금 개입 의혹제기
靑 “관저로 총수 부른적 없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재벌 회장을 청와대 관저로 불러 미르·K스포츠 재단에 자금을 출연해 줄 것을 직접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대기업 회장 측근도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직접 재단 모금에 동참해 줄 것을 부탁했다”고 밝혔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두 재단 모금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으나, 박 대통령의 직접 개입 정황이 구체적으로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현웅 법무부 장관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대통령께서 재벌 회장에게 미르·K스포츠 재단 사업 계획서를 보이면서 설명하고 ‘협조해 달라’고 (부탁)하고 (이후) 안종범 수석이 (해당 대기업에)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 측에서) 안 수석이 전화하고 돈을 갈취하고 더 요구하고… 이런 것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는데 수사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재벌 회장을 관저로 불러 사업 계획서를 보여주면서 도와달라 하고 ‘전화가 갈 것’이라고 한다면 그 어떤 기업인도 거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처럼 주장한 근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당시 경제수석이었던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박 대통령은 관저로 재벌 총수를 부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한 대기업 회장의 측근은 “지난해 두 재단 설립 전, 박 대통령이 대기업 회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단 설립 구상을 밝힌 이후 별도로 직접 일부 회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재단 관련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병채·이후연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