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6일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기념일’을 맞은 중국 뤼순감옥 내의 안 의사가 순국한 사형장. 평소에는 개방됐지만 내부수리로 인해 인적이 끊겨 있다. 김월배 교수 제공

‘안중근 의사 유해 찾기’ 김월배 교수 기고

이미지 크게보기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지 107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안중근 의사 유해찾기에 전념하고 있는 김월배(사진) 중국 다이롄(大連)외국어대 교수가 이날 안 의사가 순국한 뤼순 감옥의 풍경을 사진과 글로 적어 문화일보에 보내왔다.
국내 언론엔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는 107년 전 당시 모습을 최근 발굴된 자료를 통해 재현해보겠다.

안중근 의사는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909년 10월 22일 하얼빈에 도착한 후, 우덕순, 유동하와 같이 하얼빈 레스나야가 28호(현 도리구 삼림가 34호) 김성백의 집에 거주했다. 안 의사는 김성백의 거실 중 한 곳에서 묵었다.

김성백은 안중근에게 숙식을 무상으로 제공했으며, 김성백의 집은 안중근 의거의 근거지가 되었고 지휘부의 역할을 했다.

안 의사는 당시 황갈색으로 된 여행 가방을 가지고 있었다. 윗부분의 손잡이는 가죽으로 만들어져 있고 내장 자물쇠를 붙였고 내부는 청색의 직물을 두른 가방이었다. 이 가방은 1909년 11월 17일 하얼빈 국경 지방재판소 검사 밀레르에 의하여 김성백의 집에서 압수되었다.

1909년 10월 26일은 화요일이었다. 눈이 많이 내려 북쪽의 아침을 덮었다. 기온은 영하 5도이고, 털모자 위에 눈이 쌓여 있었고 입김도 하얀 서리를 이루었다. 오전 9시 30분, 하얼빈 기차역 1번 플랫폼에서 안중근은 한국의 독립과 동양 평화를 위해 일본 추밀원 의장인 이토 히로부미를 격살했다. 러시아어로 “코레아 우라(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안 의사는 바로 철도 정거장 철도경찰 숙직실로 붙잡혀 갔다. 1909년 10월 26일 이토를 격살한 것을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라고 한다.

안 의사는 1909년 11월 1일 9명의 동지와 함께 11월 3일 뤼순에 소재한 관동도독부 감옥서에 수감됐다. 안중근 의사는 미완성 동양평화론 서문에서 “나는 동양평화를 위한 의전(義戰)을 하얼빈에서 개전하고, 담판(談判)하는 자리를 뤼순에서 정했으며…”라고 말씀하셨다.

2016년 10월 26일, 오늘은 안중근 의사가 일본의 군국주의를 전 세계에 고발하고 자주독립의 동양평화를 구현하고자 하얼빈에서 이토를 격살한 107주년이다.

뤼순감옥구지 박물관(안중근 수감 당시 관동도독부 감옥서)은 지난 10일부터 2017년 4월 30일까지 방문객을 관람시키지 않고 내부 건축물 보수에 들어갔다.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07년인 이날 한국인 관람객은 물론 중국인 관람객도 없이 안중근 의사 수감방과 사형장은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안중근 의사가 재판을 받았던 관동도독부 법원은 현재 개방을 하고 있으나 뤼순감옥구지 박물관의 잠정폐관으로 방문객이 급격히 줄었다. 오히려 뤼순감옥구지 박물관을 찾아왔던 방문객들도 돌아가고 있다.

가까운 10분 거리에 위치한, 안 의사가 재판을 받았던 관동도독부 관동법원에도 찾는 사람이 드물었다. 이날 나와 법원의 안의사기념관 직원 등 5명이 조촐한 기념식을 가졌다. 안중근 의사 하얼빈의거 107주년인 오늘 뤼순은 안중근 의사 참배객이 거의 없는 쓸쓸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