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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117년만에 ‘무한경쟁’ 체제로
SR, 개통전 대대적 마케팅
내달부터 온라인예매 시작

코레일, 대응책 필요하지만
역대 최장기 파업 수습 급급

수서발 고속철(SRT) 개통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우리나라 철도 역사 117년 만에 첫 ‘무한경쟁’ 체제 돌입이 임박했다.

SRT를 운영하는 SR은 KTX보다 최대 14% 저렴한 요금을 앞세워 일찌감치 대대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KTX를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도 최근 3년 만에 마일리지 제도 재도입을 발표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치열한 경합을 앞두고도 역대 최장기 파업 수습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만큼 코레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와 SR에 따르면 11월 1일부터 사람을 태우고 운행해 보는 영업 시운전을 거쳐 11월 초·중순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SRT 예매가 시작된다. 12월 초 개통하는 SRT는 수도권고속철도 위를 달린 뒤 경기 평택부터 KTX 기존 노선을 함께 쓴다. 서울 강남 수서역∼경기 화성 동탄역∼평택 지제역을 잇는 수도권고속철도는 이번에 신설된 철도로, 61.1㎞의 구간 가운데 82%가 지하에 뚫은 율현터널(수서∼동탄)을 관통한다.

SRT가 KTX에 위협적인 이유는 노선이 겹치기 때문이다. SR 관계자는 “경부선 40회, 호남선 20회 등 편도 기준 하루 60회씩 운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남·강동 및 경기 동남부 주민들의 경우 지금처럼 서울역이나 용산역으로 올라가는 번거로움 없이 부산, 오송, 목포 등에 갈 수 있게 되는 만큼 대거 KTX에서 SRT로 갈아탈 전망이다. 특히 SRT의 출발점인 수서역은 서울지하철 3호선이나 분당선의 수서역과 지하통로로 연결돼 있는데 지하철 3호선에서 내려 SRT 승강장까지 걸어서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SRT는 고객 선점을 위해 요금도 KTX보다 평균 10% 정도 저렴하게 책정하기로 했다. 수서∼부산 간 평일 요금은 KTX보다 14% 정도 싼 5만1600∼5만2900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터넷 예매 시 1%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수서∼부산을 133분 만에 주파할 수 있어 소요 시간도 KTX보다 10분쯤 짧다.

코레일도 허겁지겁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SRT 개통에 맞춰 2013년 폐지했던 마일리지 제도를 재도입하고, 할인 폭을 늘리기로 했다. 서울지하철 사당역∼KTX 광명역을 잇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현재 용산역에서만 탈 수 있는 호남선 KTX를 12월부터는 서울역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