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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높고, 험준한 마을에 사는 착한 누나와 귀여운 남동생이 펼치는 따뜻한 이야기가 먹먹한 감동을 선사하며 팍팍한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준다.

27일 개봉하는 ‘와와의 학교 가는 날’(감독 펑천·사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중국 윈난(雲南)성 차마고도(茶馬古道) 누강 옆 산악마을을 배경으로 가난하지만 알콩달콩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가족과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 ‘착한 영화’다.

누나 나샹(아나무랑)과 동생 와와(딩지아리)가 사는 집 앞에는 큰 강이 흐르고 있지만 다리가 없어 학교에 가려면 외줄 집라인을 이용해야 한다. 나샹은 매일 외줄에 몸을 싣고 학교에 가지만 와와는 어머니가 내린 통학 금지령 때문에 하루 종일 집에서 강아지와 놀고 있다. 와와의 어머니는 3년 전 외줄을 타다가 강에 빠질 뻔했던 기억 때문에 도시로 돈을 벌러 간 아버지가 돌아와 와와에게 외줄 타는 법을 가르쳐줄 때까지 와와를 학교에 보내지 않으려 한다.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친구들과 놀고 싶은 와와는 어느 날 어머니와의 약속을 어기고, 외줄을 탄다. 강 건너 학교에 가 몰래 교실을 들여다보던 와와는 도시에서 새로 온 교생 선생님과 마주친다. 가정방문차 나샹의 집에 온 선생님은 와와가 나샹의 동생인 것을 알게 되고, 와와를 학교에 다니게 하기 위해 어머니를 설득한다.

이야기는 단조롭게 전개되지만 보는 이의 마음은 안타까움에 요동친다. 고단한 환경에서도 순수함을 잃지 않은 나샹 남매가 할머니와 어머니를 극진히 위하는 모습을 보며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슬픔이 몰려오는 장면에서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흐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 더욱 애달프게 다가온다.

눈도 즐겁다. 영화 내내 평균 해발 4000m 이상의 차마고도 협곡이 시원하게 펼쳐지며 집어삼킬 기세로 흐르는 누강 위를 외줄에 몸을 맡긴 채 건너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손에 땀이 밴다. 아역 배우들의 열연과 섬세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제18회 금계백화영화제를 비롯해 제13회 중국영화 화표장, 제14회 중국인문화상 등 중국 3대 영화상을 휩쓸었다. 전체 관람가.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