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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털기 사전예고’ 시행
필요로 하는 주민이 수거

‘건강 간식인 은행 열매를 무료로 드립니다.’

가을철 길거리 악취의 주범으로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수거와 처리에 애를 먹던 은행 열매가 서울 노원구에선 주민들의 무료 영양간식이 됐다.

24일 노원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은행 열매를 주민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은행 털기 사전 예고제’를 시행했다. 은행 열매를 필요로 하는 구민들을 위해 은행을 나무에서 털어 수거하는 일정과 구간을 사전에 구청 홈페이지(www.nowon.kr)에 게재, 주민들이 마음껏 가져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가을철에 악취 문제를 야기하긴 하지만 은행나무는 대기 정화력이 뛰어나고 병충해에 강해 가로수로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노원구 내에도 6550그루나 식재돼 있을 정도다. 또 은행 열매와 잎엔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모세혈관 벽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성분인 ‘플라보노이드’가 다량 함유돼 있어 가을철 건강 간식으로 제격이다.

구는 은행 털기 작업에 2팀 14명의 인원을 투입해 학여울길, 온곡길, 당현길, 등나무길, 공릉역길의 은행 열매를 수거했고, 별도로 환경미화원 90명에게도 담당 구역별 수거 작업을 맡겼다. 앞서 구는 열매의 오염 가능성을 우려해 이달 6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강북농수산물검사소에 안전성 검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식용으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아 주민들에게 나눠줄 수 있게 됐다.

구는 그동안 은행나무로 인한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은행나무 암나무를 수나무로 바꿔 심는 사업을 펼쳐 왔고, 은행 열매 조기 낙과 사업을 지난 5월 시행하기도 했다.

김성환 구청장은 “가을이 되면 은행 열매로 인한 민원이 많았는데 근본 대책으로 필요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며 “은행나무라는 자원을 매개로 구청과 주민 모두가 윈-윈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