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가 20일 “항상 누구와 연합해 대권을 잡는다든지 그런 시나리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지금은 대선 시나리오를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연대설에 확실히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정계복귀 및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당 여성리더십 아카데미에서 “내년에 어떤 놈이 대통령이 되든 무슨 상관이냐는 게 솔직한 국민 정서라는 것을 여의도 정치인들만 모르는 것 같다”며 반 총장과의 연대설을 일축했다.

그는 “대한민국호는 침몰하는데 선장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부정부패에 휩싸여있다”면서 “어떻게 대권을 잡는지에 대해 국민은 관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은 위기의 침몰하는 대한민국호를 어떻게 구하고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얘기해야 한다”며 “대선후보간 합종연횡 시나리오보다는 성당담론 얘기가 나오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손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 “국가가 위기상황이라 한 사람이라도 더 힘을 합해야 할 때”라며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그동안 손 전 대표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왔고,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가 임박하자 박지원 비대위원장과 안 전 대표가 번갈아 독대하며 입당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는 지난 8월 말 손 전 대표와 전남 강진에서 비공개로 3시간 가량 독대하기도 했다. 이날은 안 전 대표가 “정권교체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이른바 ‘무등산 선언’을 한 날이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