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기장 참가율 84.8%… 기관사·승무원 90% 넘어

철도노조의 파업이 역대 최장기 철도파업 기록을 세운 가운데, 연봉 9000만 원이 넘는 고임금 직군 조합원들이 파업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일보가 21일 이번 최장기 파업의 참여자를 분석해 본 결과, 코레일 내에서도 임금 수준이 높은 직군일수록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96.3%의 파업 참가율을 보이고 있는 기관사의 연봉은 7534만 원, 파업 참가율이 92.0%에 달하는 열차승무원의 연봉은 7386만 원이다. 참가율이 84.8%인 KTX 기장은 연봉이 9546만 원으로 파업 참가 직군 중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연봉 5509만 원인 시설관리원의 파업 참가율은 26.7%, 연봉 5438만 원인 역무원은 25.8%로 파업 참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에 따라 이번 파업이 시민들의 불편을 볼모로 한 고액 연봉 노조원들의 ‘밥그릇’ 지키기 파업 아니냐는 시민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자 사설을 통해 “철도 및 지하철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해 박근혜정부의 노동개혁을 둘러싼 싸움이 거세지고 있다”며 “노동개혁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노조가) 영향력이 줄어드는 데 불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또 지난 5년간 한국경제가 부진을 겪는 상황과 청년실업률이 고공 행진하는 원인으로 ‘경직된 한국 노동시장’을 지목하며 “박근혜정부 임기 중에 노동개혁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은 인정받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철도노조는 사측이 성과연봉제 강행을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측도 파업 장기화에 따른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규직 직원 500명을 추가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강공 드라이브’로 맞서고 있다.

이날 현재 철도노조 파업이 25일째를 맞으면서 2013년 최장기 파업 기록(23일)을 갈아치웠다. 이날 현재 열차운행은 평시 대비 82.8%를 보이고 있고, 대체인력 투입으로 KTX 운행률이 100%를 유지하는 등 국민들의 파업 체감도는 아직 크지 않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