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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15돌 한겨레 계절학교

3주간 청소년 600명 참가
英·數 핵심과목 중점교육
민주주의·인권 등 토론도

“하루에 영어 단어를 50∼60개 이상 외웠어요. 매일 배운 내용을 정리해 발표도 하다 보니 어느새 자신감이 쑥쑥 자랐어요.”

‘탈북청소년을 위한 한겨레 계절학교’를 수료한 이성주(29) 씨는 현재 영국 정부의 장학금으로 워릭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탈북청소년을 위한 첫 계절형 대안학교인 한겨레계절학교(교장 박범진 북한인권시민연합 고문·사진)가 올해 15년을 맞이했다. 전·현직 교사와 자원봉사자들의 눈높이 교육에 탈북청소년들의 진로 선택은 물론 남한 사회에 대한 불안감 해소에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한겨레계절학교는 탈북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에 보다 잘 적응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하는 의미로 2001년 8월 북한인권시민연합이 시작한 교육사업. 탈북청소년 대부분이 북한에서 제대로 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고, 탈북하면서 학습 공백까지 생겼다는 문제의식이 계절학교 출범의 계기가 됐다. 전·현직 교사 및 자원봉사자 총 270여 명이 참여했다. 총 600여 명의 탈북청소년이 학교를 마쳤다.

영어·수학 교육은 한겨레계절학교가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다. 학교의 영어 교육은 단어 암기 같은 기초부터 독해와 회화까지 꼼꼼히 훑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학 역시 북한에는 없는 마이너스 개념을 익히는 등 남북 간 교과 과정의 차이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교사와 자원봉사자들은 3주 동안 참가자들과 수업과 생활 전반을 함께한다. 대학 입시와 직결되는 핵심 과목은 물론, ‘민주시민 수업’을 통해 민주주의와 인권 등 핵심 가치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눈다. 주말 등을 이용해 자원봉사활동과 공연 관람, 성격유형검사(MBTI)도 실시하다 보니 구성원끼리 친해지는 속도도 빠른 편이다.

한겨레계절학교 관계자는 “오후 10시까지 진행했던 야간자율학습 시간마저 모자라 화장실 불을 켜놓고 책을 읽는 학생도 있었다”며 “짧은 교육일정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의 의욕이 넘쳐 변화가 크다”고 말했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